LG硏 "통일시 일시적 적자..회복속도 독일보다 빠를 것"

by조진영 기자
2015.01.06 12:00:00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남북간 통일이 이뤄질 경우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지만 회복 속도는 독일 통일 당시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에 대한 투자 붐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이 6일 발표한 ‘독일 통일로 본 통일 경제의 주요 이슈’에 따르면 통일 전 독일의 경상수지는 국내총생산(GDP)대비 5% 흑자였지만 통일 이후인 1991년에는 1.3%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비춰보면 한국도 통일 직후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3년간 남한의 경상수지가 GDP 대비 5~6%었기 때문이다. 또한 남북한 통일 시 남한의 대북한 투자가 더욱 활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자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단 북한 내 생산기반이 구축되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이 점차 늘면서 경상 수지가 개선되고 원화가치도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중장기적으로 고령화 부담이 줄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는 등 원화 자산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원화 강세가 내수와 수출 균형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로 인해 한국 경제가 만성적인 투자 부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평가다. 동독의 경우 이주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를 억제하려다 실패했다. 인구 유출을 막다가 임금 수준이 지나치게 높아진 것이다. 반면 북한 근로자의 임금은 낮고 점진적으로 통합할 경우 인구 유출 및 과도한 임금 상승을 억제할 우려도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원화 가치 급등 가능성이 낮아 독일에 비해 경상수지 적자 압력은 적을 전망이다. 통일 당시 독일은 경상수지 적자에도 대외요인 때문에 마르크화 강세가 심화된 바 있다.

문제는 통일 이후 올 수 있는 시장의 혼란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성장효과가 기대된다고 해도 불확실성이 높아지는만큼 초기 금융시장 불안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 연구위원은 “국가 신용등급이 크게 훼손되지 않을 정도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시장 조기 진정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