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육개장 먹고 발인 본 것" vs "예의 지켜라"...'조문 취소' 공방

by박지혜 기자
2022.09.20 11:27:18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의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취소’ 논란에 대해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조문은 일종의 패키지인데 윤 대통령은 육개장 먹고 발인 보고 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탁 전 비서관은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같이 말하며 “조문은 못 하고 운구한 다음 홀로 남아 결국 방명록을 작성한 게 조문을 대체할 수 있나”라고 했다.

조문 일정 조율이 제대로 안 된 원인에 대해 “외교부 장관이 (영국 방문에) 동행을 하지 않았고 영국 대사도 공석”이라면서 “현장 컨트롤타워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외교 경험이 미숙한 대통령을 거기다 그냥 던져버린 거나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조문 취소 논란에 대해 진상을 낱낱이 규명할 태세를 보였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조문 외교를 하겠다며 영국에 간 윤 대통령이 교통통제를 이유로 조문을 못하고 장례식장만 참석했다”며 “교통통제를 몰랐다면 무능하고, 알았는데 대책을 세운 것이라면 더 큰 외교 실패, 외교 참사”라고 말했다.



같은 당의 김영배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통령의) 일정, 의전과 관련한 문제”라며 “외교부에서 답변을 주지 않아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지만 향후에 확인하겠다”라고 말했다.

반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조문 외교에 대해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금도를 넘는 비판을 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불과 몇 달 전 집권당이었던 민주당도 대통령 외교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잘 알고 있을 거”라면서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대통령에 대한 예의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당초 도착 첫날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홀을 찾아 조문록을 쓸 예정이었지만, 해당 일정이 장례식 후 조문록 작성으로 바뀌면서 조문 취소 논란이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