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강사 전남친 험담 인터넷에… 벌금 1000만원

by권효중 기자
2022.07.15 15:13:55

서울동부지법, 명예훼손·공갈미수 혐의 조모씨에 벌금형
강사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인터넷 게시판에 험담
남자친구 어머니에도 문자 메시지로 협박 일삼아
"비방 목적 인정, 피해자들과 합의 안돼"…조씨는 항소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의대, 치대, 약대 입시 등을 위한 화학 전문 강사인 전 남자친구의 험담을 인터넷에 지속적으로 올리고 그 어머니까지 협박한 여성이 법정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4단독 이광영 판사는 지난 11일 명예훼손,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조모(32)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조씨는 2015년 말부터 2018년 4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화학, 유기화학 등을 전문으로 가르쳐 온 강사 김모(30)씨와 교제하던 사이었다. 김씨는 소수 정예 강의를 전문으로 의대, 치대와 약대, 미국 대학 등의 유학을 원하는 학생들을 중점적으로 가르쳤다.

이후 김씨와 헤어진 조씨는 김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2019년부터 2020년 사이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 등에 김씨를 험담하는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그 어머니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조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카페 등에 김씨의 실명을 언급하고, 김씨가 자신의 학력을 속이고 수강생들을 모집하고 있다는 내용을 거듭 적었다. 조씨는 ‘업계에서 김씨가 퇴출 당해야 한다’, ‘사실 서울대를 나오지 않았다’, ‘학부모들이 준 돈으로 유흥업소를 열심히 다닌다’ 등의 글을 올렸다.



조씨의 이러한 행동에 김씨는 명예훼손 혐의 고소로 맞섰다. 고소를 당하고 연락처 차단을 당한 조씨가 선택한 다음 대상은 김씨의 어머니었다. 조씨는 김씨의 어머니에게 소송을 취소해달라고 아들에게 전달해달라고 요구하며 5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멈추지 않겠다고 겁박했다.

김씨와 김씨의 어머니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조씨는 문자 메시지와 메신저를 통해 협박을 일삼았다. 조씨는 ‘아줌마가 분위기 파악을 못 하고 있다’, ‘아줌마 아들이나 잘 관리하라’, ‘틱 장애, 고졸 사기꾼, 재기 불능하길 바란다’ 등의 메시지를 하루에도 몇 통씩 보내며 협박을 이어갔다.

이러한 거듭된 협박으로 결국 재판에 넘겨진 조씨. 재판부는 조씨에게 벌금 1000만원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게시 방법과 내용, 횟수 등에 비춰 보면 비방의 목적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범죄 전력 등은 없지만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밝혔다.

한편 조씨는 현재 1심 판결에 불복, 지난 11일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