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이 받은 편지 "지뢰사고 우리 아들도 똑같은 국민인데…"

by김진우 기자
2015.09.23 11:21:10

30세 아들이 지뢰사고로 장애 입은 어머지 편지 공개
"빽 없고 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은 이래도 되는 겁니까"
"지뢰사고 치료비 지원, 소급적용하는 방안 추진해야"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똑같은 국민인데 누구는 매스컴 타니 도와주고 가만 있는 사람은 이래도 되는 겁니까? 빽 없고 돈 없고 힘 없는 사람은 이래도 되는 겁니까 묻고 싶습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23일 상무위원회 회의를 시작하면서 “오늘은 특별한 사연이 담긴 편지 한 통을 소개하고자 한다. 부산에 사는 정옥신 여사가 저에게 보내온 편지”라며 편지 한 통을 꺼내 들었다.

“이번 파주에 지뢰사건 뉴스를 접하면서 너무나도 원통하고 비통해서 이렇게 몇 자 적어봅니다”로 시작하는 한 통의 편지는 “저희 아들은 강원도 곽 중사”라며 구구절절한 사연을 풀어냈다.

심 대표가 공개한 편지에 따르면 정 여사의 아들인 곽 중사는 2014년 6월18일 상급부대 지시로 강원도 최전방 DMZ(비무장지대) 작전을 수행하던 중 지뢰 사고로 발바닥과 발등을 관통, 4번의 수술을 받고도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처지에 놓였다.

곽 중사는 춘천에 있는 군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민간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후 퇴원을 하려 하자 정부에서 한 달 치 치료비만 줄 수 있다고 해 소속 부대 중대장이 적금을 해약해 치료비를 내고 퇴원을 했다. 이후 정 여사는 750만원 빚을 내 중대장에게 돈을 갚았다.

심 대표는 “지난 8월 전방에서 북한의 지뢰도발 사건이 터졌을 때, 언론은 민간 병원에 입원 중인 하 하사가 치료비를 자신이 부담할 처지라며 대서특필했다”며 “이에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병원을 방문해 하 하사를 위로하고 치료비를 전액 국가가 부담하도록 조치했다”고 말을 꺼냈다.



심 대표는 “그(정 여사)는 이제 30살 아들 처지가 대비되는지 ‘세상에 이런 나라가 있느냐’고 묻고 있다. 저는 이 편지를 보고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편지 내용이 사실이라면 지금 우리가 언론조명을 받은 극소수 영웅들에게 열광하는 것이 또 다른 누구에게는 깊은 상처라는 이야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추석 때 장병들에게 과자와 1박2일의 휴가증을 ‘하사’했다고 말한다. 권력자가 은전을 준 자는 행복하고, 그 외의 장병들을 잉여인간 취급하는 것은 우리 국방의 오래된 관행”이라며 “이러고도 무슨 안보를 말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오늘 저에게 온 정 여사의 편지는 박 대통령에게 묻는 것”이라며 잘못된 법과 제도를 하루빨리 고쳐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은 하사 이상 직업군인이 지뢰사고로 부상을 입었을 경우 치료비를 국가가 보전해주는 법개정을 하루 빨리 완료해야 한다며, 추가적으로 현재 고통을 겪고 있는 장병들에게도 소급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대 국방개혁기획단장은 “최근 국회에서는 의원입법으로 군인연금법을 개정해 지뢰사건에서 하사 이상의 간부가 부상을 입었을 시에는 치료비를 보전해주기로 현재 법 개정 추진 중에 있다”며 “이것은 매우 잘된 일이기는 하지만 기존에 사상을 입은 장병에 대해서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단장은 “현재 아픔이 계속되고 그 피해가 계속 지속이 되고 있는 장병들에 대해서는 국가가 이제라도 소급을 해서 치료비가 지출되는 것만이라도 막아야 한다”며 “앞으로 국방부 장관이나 국가보훈처를 상대로 법을 완전히 개정할 때까지 당에서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