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글로벌 M&A `큰손` 부상

by김기훈 기자
2010.08.12 15:01:16

올들어 대규모 M&A 증가세
타타그룹·마힌드라 등 자동차·철강업체 M&A 집중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12일 쌍용자동차(00362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인도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이하 마힌드라)가 선정되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인도의 두드러진 활약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살아난 경기와 주가 상승이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인도 기업들의 M&A 열풍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 2006년 미탈 스틸이 아르셀로를 인수하며 세계 최대 제철기업으로 거듭난 것을 비롯해 인도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타타그룹도 영국-네덜란드 합작 철강업체 코러스 그룹을 120억달러에 인수, 타타스틸을 세계적인 철강회사로 키워낸 것은 상징적인 예들이다. 
 
인도 최대 기업인 릴라이언스인더스트리스 역시 글로벌 사업 확장 목적으로 수 년 전부터 통신 및 정유업체 인수에 불씨를 당기고 있다.

마힌드라 자동차 공장

 
인도 기업들은 특히 자동차회사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마힌드라는 최근 수년 새 적극적인 M&A로 인도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 들어 쌍용차 입찰에 참여한 것 외에도 인도 대표 전기차 업체인 레바를 사들여 업계를 놀라게 했으며,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자사 간 합작사인 마힌드라 르노를 인수하기도 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강점을 지닌 마힌드라는 이번 인수를 통해 렉스턴과 체어맨 등 쌍용차의 SUV와 고급 세단 브랜드를 확보, 기존의 개발도상국 중심의 수출을 벗어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타타그룹은 한국의 대우상용차를 인수해 타타대우상용차로 문패를 바꿨으며 4년 뒤 재규어와 미 포드자동차로부터 랜드로버를 23억달러에 사들여 럭셔리 차 시장에 진출하는 등 국적을 가리지 않고 자동차회사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도 기업들이 해외 M&A에 두각을 나타내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인도인들은 영국 식민지 지배 시절부터 영어에 익숙해져 있어 외국인과의 의사소통이 자유롭고 이를 이용한 협상력도 뛰어나기로 정평 나 있다.
 
상류층을 중심으로 한 교육수준도 높다. 인도 상류층들은 영국과 미국 등 선진국 조기 유학을 통해 금융과 정보기술(IT) 등 세계 주요 분야에서 강력한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기업들의 형태도 M&A에 유리하다. 릴라이언스가 타타 그룹 등은 선대부터 가족경영을 통해 경영권을 안정시키고 성장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뒀다. 특히 M&A시 필요한 자금을 밖에서 끌어 오기 애쓸 필요없이 가족이 경영하는 계열사로부터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 등은 상당한 강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리서치업체 VCC에지의 월간보고서를 보면 7월 말 현재 인도 기업들의 M&A 거래 건수는 411건으로 전년동기 453건에 비해 다소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