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반테스트 "데이터센터 투자 줄어도 AI스마트폰이 수요 지탱"
by방성훈 기자
2024.12.26 13:08:58
엔비디아 핵심 공급업체 CEO, FT 인터뷰
"투자에도 주기가 있어…美빅테크 AI지출 예의주시"
"AI 스마트폰 킬러앱 등장시 칩 수요 줄어들 일 없어"
"하이퍼스케일러 몰려 투자 둔화 기간 길지 않을수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가 둔화하더라도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도움이 될 것이다.”
어드반테스트(Advantest)를 이끄는 더그 르페브르는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미국 대형 기술 그룹의 AI 지출 둔화 조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는 그동안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투자 업계에선 빅테크들의 과도한 투자가 AI데이터센터의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른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부족해 자본지출 대비 매출이 예상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데이터센터에서 필요로 하는 AI 칩이 포화상태에 이르면 미 빅테크 기업들이 어느 시점에는 투자를 대폭 줄이거나 중단할 것으로 관측된다. 르페브르는 “거품이라는 단어는 ‘사라질 것’이라는 의미여서 사용하고 싶진 않지만 (투자에도) 주기가 있을 것이다. (투자가 둔화하는) 다음 주기가 오면 꽤나 공격적(vicious)일 수 있다”며 “데이터센터 구축이 둔화하면 공급망에 큰 반향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투자 둔화는 오래 지속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시장에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운영할 수 있는 역량 및 자본을 보유한 기업)가 집중돼 있기 때문에 (투자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르페르브는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 둔화로 엔비디아 등의 AI 반도체 수요가 타격을 입더라도 AI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이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모두가 숨을 죽이고 ‘킬러 앱’이 될 AI 스마트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사람들이 휴대폰을 교체하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미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어드반테스트는 엔비디아의 하이엔드 그래픽처리장치(GPU)용 테스트 장비를 공급하는 핵심 업체로, 반도체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가장 큰 혜택을 누리고 있는 기업 중 하나이다. 어드반테스트는 반도체 테스트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며, 칩의 고급화 및 고가화 이후 이 회사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어드반테스트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80% 이상, 5년 동안 약 500% 급등했다. 다만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비중이 20~25%에 달해 향후 실적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더욱 강경한 대중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에 대해 르페르브는 “중국이 완전히 폐쇄되더라도 다른 곳에서도 보상할 수 있을 만큼 수요가 건전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최근에도 미국의 제재로 타격을 입은 중국 대기업과 거래에서 손실을 입었을 때 다른 고객들 덕분에 빠르게 만회했다”며 “1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몇 달 밖에 걸리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