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대손비용 증가율, 해외 절반 수준"

by김인경 기자
2020.10.25 16:41:42

내년 3월 코로나대출 만기 대비 자본완충력 강화해야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내 은행의 올 상반기 평균 대손비용 증가율이 해외 주요 은행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이 종료되는 내년 3월께부터 리스크가 확대할 수 있다는 평가다.

25일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기업은행은 올 상반기 평균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5.7% 증가한 5억달러로 집계됐다.

그런데 같은 기간 해외 주요 70개 은행의 평균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36억5000만달러로 127.9%나 늘었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연체 등으로 중대한 신용위험이 인식되거나, 손상된 대출채권이 늘어나는 경우에 증가한다.



권 위원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상황은 물론, 거시환경이 양호했던 만큼 국내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증가율이 낮은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만기연장, 이자상환 유예 등으로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이 표면적으로는 나빠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로 경기침체가 길어지거나 내년 3월 대출 만기 연장, 이자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면 잠재 부실이 본격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위원은 “은행들이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적절한 수익성을 확보하고, 코로나19 이후 중장기적인 대손 비용 증가 가능성을 배당금 결정에 반영해 충분한 자본 완충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