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성선화 기자
2015.08.25 11:25:27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50여일 만에 코스피가 270포인트 가까이 빠지고 9월 위기설이 나오는 이때, 주식 고수들은 시장 전망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동안 재테크 인터뷰를 통해 만난 전문가들에게 패닉에 빠진 주식 투자 전략에 대해 물었다. 주식 고수들을 대부분 “자본주의 시스템의 붕괴가 오지 않는 한 지금이 저점인 건 맞다”며 “다만 옥석 가리기를 통해 알짜 기업을 싸게 잡을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올들어 고공행진을 해온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의 거품이 쫙 빠졌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식 시총 20개까지 담은 TIGER 헬스케어 ETF는 최근 50일새 50% 가까이 주가가 빠졌다. 시총 상위를 기록한 셀트리온, 한미약품, 메디톡스 등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기 때문이다.
이로써 헬스케어 섹터의 거품이 빠진 것은 맞지만, 대세가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내 가치투자자로 유명한 조문원 압구정 투자클럽 대표는 “제조업의 시대는 끝났고 앞으로 좋아질 산업은 헬스케어가 유일하다”며 “지금은 수출 경쟁력이 있는 헬스케어 기업을 저가매수할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문경영인을 섭외한 제넥신(095700)을 추천주로 꼽으며 기술개발은 이미 완료된 상태고 대외 홍보 등을 위해 유능한 인재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신영목 메리츠종금증권 강북센터 지점장은 메디톡스(086900)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봤다. 신 지점장은 “최근 메디톡스의 주가가 많이 빠지긴 했지만 3분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추가 매수 기회를 노려볼만하다”고 말했다.
제도권 및 비제도권 주식 고수들의 의견은 한결같이 일치했다. 지금이야말로 알짜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박동흠 회계사(박 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저자)는 “지난 7월 대부분 주식을 처분했다”며 “최근 다시 들어갈 타이밍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의 이름을 건 랩을 운영 중인 문필복 메리츠종금증권 강북센터장 역시 “개미들이 바닥을 잡기란 쉽지 않다”며 “하지만 지금은 바닥 언저리쯤 왔다고 할만하다”고 진단했다. 최근에 진입한 계좌들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를 손절매하기 보다는 오히려 장이 좋아지길 기다려볼만하다는 설명이다. 문 센터장은 “각자 보고 있던 종목이 있다면 분할 매수할 수 있다”며 “기업 가치 때문이 아니라 시장 상황 때문에 하락한 종목들을 골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섣불른 추격매수는 경계했다. 아직까지 9월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가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어떻게든 결론이 나는 걸 보고 가는 게 좋다는 지적이다. 조 대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여부는 중요하지 않다”며 “하지만 9월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이 해소 되는 걸 보고 들어가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 지점장은 “9월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다면 되레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지금은 반등장을 위한 공부가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