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권소현 기자
2002.04.09 17:36:50
[edaily 권소현기자] "캐릭터 제품은 어린아이들이나 사는 거라구요? 요즘 성인층이 오히려 캐릭터를 자신의 정체성과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마케팅 전문회사 위즈엔터테인먼트 박소연 사장은 "주요 마케팅 대상은 10대가 아니라 20~30대의 성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캐릭터산업이 발달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반다이사 조사에 따르면 50~60대 남성의 캐릭터 소유율이 54.7%에 달했다. 또 국내에서도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마시마로나 헬로키티의 주요 구매층은 10대가 아니라 20~30대인 걸로 나타났다.
이처럼 캐릭터의 강력한 구매층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키덜트(Kidult)족. 키덜트(Kidult)족은 어린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20~3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어렸을 적의 분위기와 감성을 간직한 성인을 말한다.
사회적 경향이 진지하고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고 재미있는 것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바뀌면서 이들 `키덜트족`이 증가, 캐릭터 제품의 주요 소비층도 바뀌었다.
이에 따라 캐릭터 관련 기업도 이들 성인층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일반 업계에서도 이들을 신규 고객층으로 확보하는데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추세. 캐릭터 마케팅 전문업체인 위즈엔터테인먼트는 20~30대 여성층을 타겟으로 2000년 고양이 캐릭터 `얌`을 개발했다.
기존 캐릭터들이 유아적인 귀여움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섹시함과 신세대의 톡톡 튀는 개성을 표현해 `얌`의 캐릭터 제품만을 수집하는 `얌족`이 생겨났으며 지난해 4월에는 팬클럽 사이트를 개설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얌`은 출시 2년만에 약 30여개 업체와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 위즈엔터테인먼트 전체 매출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산업부문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관광부 선정 `대한민국 10대 캐릭터 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위즈크리에이티브가 운영하는 국산캐릭터 생활용품 전문매장 `메리앤스윗` 역시 20~30대 미시족을 공략해 성공한 케이스. 기존 캐릭터샵이 팬시 문구류나 인형 위주로 판매하는 것과는 달리 욕실, 주방 등 생활용품 위주 제품라인을 구성했다.
지난해 4월 이대 직영점을 오픈한지 불과 1년만에 전국 30여개의 가맹점을 확보한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성장했다.
도자기업체인 행남자기는 지난해말 생활자기에 캐릭터를 도입해 월 600세트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젊은 주부층에게 상당한 반응을 얻었다. 행남자기 마케팅 담당 김태성 소장는 "기존 도자기 제품이 주는 고급스럽고 세련스러움이 오히려 20~30대 젊은 주부층에겐 구입하는데 거부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며 "오히려 캐릭터를 도입하는게 친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티니위니`라는 곰 캐릭터를 개발, 캐릭터사업에 뛰어든 이랜드 역시 이들 키덜트족을 중점 공략하고 있다. 현재 티니위니 캐릭터샵의 매출은 인형이나 기타 소품류보다는 캐릭터를 새진 의류가 주도하고 있다. 주고객층은 18~23세의 대학생과 30대 초중반의 미시층.
`티니위니` 코엑스점의 경우 월 1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으며 강남,신촌,명동 등에 매장을 추가로 오픈하는 등 사세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밖에 화장품 분야에서는 20대 여성층을 겨냥해 에스티로더의 `스틸라`, LG생활건강의 `캐시캣`, 블룸의 `미스블룸` 등이 제품용기에 캐릭터를 활용해 인기를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