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셧다운 다가오는데 공화당은 또 당내분열

by박종화 기자
2023.11.10 11:18:06

당내 이견에 당론 투표조차 못해
공화 강경파, 임시예산안 삭감 요구
17일까지 임시예산안이라도 통과 안되면 셧다운 현실화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미국의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 시효가 일주일 남았다. 연방정부 일시 업무정지(셧다운) 위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협상은 요원하기만 하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사진=AFP)


9일(현지시간) NBC 방송 등에 따르면 공화당은 이날 하원의원 총회를 열고 금융·서비스 예산, 일반정부 부문 예산에 대한 당론 투표를 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총회를 취소했다. 낙태를 규제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에 공화당 온건파 의원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이 당론 통일조차 하지 못하면서 셧다운 현실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 원칙대로면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2024년 9월)가 시작된 지난달 본예산이 통과돼야 했지만 여야가 합의에 실패하면서 아직 본예산은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셧다운만은 면하기 위해 간신히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켜 오는 17일까진 시간은 벌어놓은 상태다.



하지만 17일까지 새로운 임시예산안이라도 통과되지 않으면 미 연방정부 셧다운은 현실화한다. 셧다운이 발생하면 국방·교통·보건 등 필수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연방정부 업무가 중단된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셧다운이 한 주 길어질 때마다 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0.15%포인트씩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은 새로운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켜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시간을 버는 데 무게를 실었지만 이번 총회 취소로 이마저 불투명해졌다.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 해임과 뒤이은 하원의장 후보 연쇄 낙마로 표출된 공화당 내 온건·강경파 분열이 존슨 의장 선출 후에도 봉합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한 공화당 의원은 “우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분열돼 있다”며 “우리는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화당 강경파가 새 임시예산안 규모를 통상적인 규모보다 더 크게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변수다. 상원 다수당을 지키고 있는 민주당이 수용할 리 없는 안(案)이지만 공화당 강경파 지지를 엎고 의장 자리에 오른 존슨 의장이 이들의 목소리를 쳐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극우적 법안, 극우적 예산 삼감, 극우적 독소는 셧다운 가능성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