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싱증후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과다분비가 원인

by이순용 기자
2017.12.06 11:07:09

스테로이드 약제 과다 등 ''외인성''과 뇌하수체 등 조직 이상의 ''내인성'' 나뉘어
방치하면 5년 내 50% 사망, 복부비만 등 특정 증상 나타날 경우 병원 찾아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쿠싱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최근 가수 이은하 씨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쿠싱증후군은 혈중 코르티솔 호르몬의 과잉 상태가 만성적으로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증상을 아우르는 질환이다. 코르티솔은 콩팥 옆 부신에서 분비되는 스테로이드성 호르몬으로, 평상시에는 스트레스에 반응해 몸이 에너지를 낼 수 있도록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해당 호르몬이 정상적인 농도보다 높아질 경우에는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쿠싱증후군을 유발하는 원인은 크게 외인성과 내인성으로 구분된다. 외인성의 경우 관절염이나 자가면역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약제를 장기간 복용한 경우 발생하는 것으로, 가수 이은하 씨의 경우에도 척추 분리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해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는 과정에서 쿠싱증후군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인성은 몸 속 조직의 이상으로 인해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경우이다. 가장 먼저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기는 ‘쿠싱병’이 있다. 뇌하수체는 자체 호르몬을 통해 코르티솔을 분비하는 부신피질을 제어하게 되는데, 뇌하수체에 종양 등 이상이 생길 경우 이러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다 분비, 체내 코르티솔 균형을 무너뜨리게 된다. 이러한 쿠싱병은 내인성 쿠싱증후군의 대부분(68~80%)을 차지한다.

그 외 폐암이나 유암종 등 종양에서 부신피질자극호르몬이 과다하게 생성되는 ‘이소성 부신피질자극호르몬 증후군’이나 부신 자체에 종양이나 증식증이 생겨 코르티솔을 과다하게 분비하는 경우도 있다.



쿠싱증후군은 이렇게 코르티솔이 과다 분비되면서 몸에 다양한 영향을 미쳐 발생하는 질환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에 대응해 우리 몸이 버틸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위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을 높인다. 그러나 이러한 코르티솔이 과잉 분비될 경우에는 지속적으로 높은 혈당으로 인한 당뇨 증상과 함께 복부 비만, 얼굴이 둥글게 되고 붉어지는 월상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피부가 얇아지고 사지에 멍이 들며 여드름이 생기는 증상 등도 나타나는데, 이 또한 스테로이드계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과잉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이다.

쿠싱증후군은 일반적인 비만과 증상이 유사하고 병명도 생소해 방치하거나 제 때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경우 각종 내분비계 합병증으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실제 연구결과에 따르면 쿠싱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5년 내 50%가 심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다고 하며, 그 외 고혈압이나 당뇨, 골감소증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빠른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

다행히 쿠싱증후군은 불치병은 아니며, 원인을 제거하거나 혹은 지속적인 약물 치료 등을 통해 관리가 가능하다. 만약 쿠싱병과 같이 뇌하수체 등 특정 부위의 종양이 원인인 경우에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방법이 있다. 또 종양 제거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약물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통해 종양 크기를 줄이거나 호르몬 합성을 억제한다. 외인성의 경우 스테로이드 약제 투여를 줄이되, 갑작스러운 약물 중단은 부신피질 기능저하증 등 부작용을 낳을 수 있어 전문의와의 상의가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백혜리 과장은 “쿠싱증후군은 그 위험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데다가 증상도 비만과 유사해 적기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복부 비만, 목 뒤의 혹 등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가 생겼을 경우 특별한 원인이 없다면 병원을 방문,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