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에어포켓' 쇼였다…인체에 유해한 공기주입
by김민정 기자
2014.06.30 14:08:56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세월호 침몰사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에어포켓(뒤집힌 선내에 갇힌 공기)을 만들겠다며 선내에 주입한 공기주입 작업이 실제는 유독성 공기를 아무 데나 주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는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9일 “생존자를 구조한다며 세월호 선체에 주입한 공기가 인체 유독성 공기였다”며 “공기주입 작업에 참여했던 잠수부는 세월호 공기주입에 쓰인 콤프레셔(compressor·공기 압축기) 장비에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오일이 사용됐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공기 주입작업을 진행한 잠수부 A씨는 “공기 주입작업 당시 대형 콤프레셔에 공업용 오일을 썼다. 잠수사들은 잠수를 할 때 소형 콤프레셔에 호흡용 오일을 쓴다”며 “그 공업용 오일이 들어갔을 때 사람이 호흡해도 무관한지 의문”이라고 증언했다.
김 의원은 “공업용 오일을 쓰면 이것이 타들어가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등이 만들어진다”며 “하지만 필터링 장치가 없었다. 공기 안에 일산화탄소가 함께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일산화탄소가 호흡기에 유입되면 두통과 현기증을 느끼고 심하면 기절하거나 사망할 수도 있다. 연탄가스 중독이 가장 잘 알려진 일산화탄소 중독이다.
김 의원은 “만에 하나 누군가 생존해 있었더라도 오히려 죽음으로 내몰 수 있는 작업이었다”며 “결국 구조 당국은 생존자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을 속이기 위해 대국민 공기주입작업 ‘쇼’를 실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공기는 선체에 주입되지조차 않았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그는 공기 주입작업을 한 잠수부가 “공기 주입은 큰 의미가 없었을 것 같다. 위치가 어딘지도 모르고 난간을 붙잡고 들어가 아무 구멍에나 쑤셔 넣었다”고 증언했다며 “정부의 공기주입 작업은 생존자를 살리기 위한 공기주입이 아니라, 희생자 가족들과 국민을 속이기 위한 작업”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26일 김 의원은 정부가 에어포켓의 존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기 주입작업 등을 하며 눈속임을 하려 들었다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해경서면답변서에 따르면 해양경찰청은 “에어포켓이 있었다고 판단했는가”라는 질문에 “카페리 선체 특성상 수밀구조가 아니어서 에어포켓 존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