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디셈버']②"보물 찾아" 빛 본 김광석 미발표곡
by양승준 기자
2013.11.12 14:48:49
'12월'·'다시 돌아온 그대' 등 첫 공개
돈스파이크 등 편곡 작업 참여
"공격적으로 편곡해 신선"
| 그룹 JYJ 멤버 김준수가 김광석 주크박스 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에 출연해 김광석의 미발표곡 ‘12월’ 등을 부른다(사진=한대욱 기자, door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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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양승준 기자]“‘12월’이란 곡을 듣고 ‘이 작품 놓치면 후회하겠구나’ 싶었죠.” 그룹 JYJ 멤버 김준수(26)는 김광석(1964~1996)의 미발표곡을 듣고 뮤지컬 ‘디셈버:끝나지 않은 노래(이하 ’디셈버‘)’출연에 더 욕심을 냈다. 그는 CD에 담긴 ‘12월’을 처음 들었을 때 심정을 “동굴에서 보물을 꺼내는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설렜다는 뜻이다.
10월 31일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묻혀 있던 김광석의 ‘12월’이 김준수의 목소리로 살아났다. ‘디셈버’ 쇼케이스에서 김광석의 미발표곡이 처음으로 공개된 것. 김준수가 부른 ‘12월’은 애절한 발라드곡이었다. 차분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현악기의 쓸쓸함이 포개졌다. ‘넌 아직 그곳에 있을까. 하얗게 서린 그 동네. 너에게 닿지 못한 내 노래. 하늘로 다시 돌아가’. 눈이 쌓인 12월의 쓸쓸한 풍경에서 옛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리는 노랫말이 서정적이다.
이 자리에서는 김광석의 또 다른 미발표곡 ‘다시 돌아온 그대’ 일부가 연주곡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두 곡은 김광석 유족이 뮤지컬 제작을 위해 고인의 자료를 정리하다가 발견됐다. 장진 연출은 “미발표곡을 듣고 ‘왜 이 노래를 악보로만 남기고 갔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혹시 ‘우리에게 뮤지컬을 하라고 남긴 게 아닐까’ 싶었다”며 웃었다. ‘12월’은 뮤지컬의 제목과도 같다.
김광석 노래를 소재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그만큼 노래가 어떻게 작품에 활용될지가 관객들의 관심사다. ‘디셈버’에는 김광석이 부른 노래 18곡을 포함해 자작곡 4곡, 미발표곡 2곡 등 24곡이 실린다. 편곡 방향은 공연 흥행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장 연출은 편곡에 승부수를 던졌다. 펑크밴드 커먼그라운드 리더인 김중우를 중심으로 작곡가 돈스파이크를 편곡자로 영입했다. 돈스파이크는 MBC ‘나는 가수다’에서 김범수와 김연우 등의 편곡자로 활동해 화제를 모은 실력파 뮤지션. 그간 뮤지컬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 얼굴로 차별화를 둔 셈이다.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사랑했지만’은 전자 기타 연주와 오케스트라 현악으로 새 옷을 입었다. 원곡보다 비장미가 도드라지게 편곡된 게 특징. 장 연출은 “김광석의 감성을 고스란히 살린 곡도 있지만 공격적으로 편곡해 신선한 곡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작곡가들은 김광석의 음악에 빚을 지고 있다고 생각해 그의 멜로디에 손을 대는 데 움츠러들 수 있다는 게 장 연출의 생각. ‘김광석 중압감’에 벗어나기 위해 외국 작곡가들에게 편곡 작업을 맡길 생각도 했지만, 이번 편곡팀이 과감하게 새 감성을 입혔다는 게 그의 말이다. 김중우 편곡자는 “대중음악신에서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들이 모여 새로운 감성으로도 다가갈 수 있도록 하자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다”고 말했다. 강수진 음악감독은 “뮤지컬 속 드라마에 음악이 잘 스며들도록 선곡부터 신경을 많이 썼다”며 “본 공연에서는 21인조 오케스트라 연주로 웅장하고 풍성한 음악을 들려 드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