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4대그룹 압박..약발 통했나

by윤종성 기자
2012.01.16 16:46:38

4대그룹, 공정거래위원장 간담회 뒤 "中企에 사업기회 확대" 발표
`보안성·효율성 담보하지 않는 거래 한해` 꼬리표..실효성 의문시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삼성그룹과 현대차(005380), LG(003550), SK(003600) 등 4대 그룹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권고를 받아들여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자제하고 독립 중소기업에게 경쟁입찰 기회를 주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 의도와는 달리 중소기업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지는 미지수다. 대기업들이 보안성·효율성 등을 핑계로 중소기업들에게는 생색만 내는 수준에서 사업 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6일 은행회관에서 간담회를 열고, 4대 그룹 임원들과 만나 공생발전을 당부하면서 `자율적 공생발전 계획`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그 동안 시스템통합(SI)·광고·건설·물류 등의 분야는 일반 중소기업들이 응찰할 기회도 찾기 힘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4대그룹의 실천방안을 모니터링해 30대 그룹에도 알려서 이를 활용하도록 권장할 예정이다"고 강조했다.

4대그룹은 간담회가 끝난 뒤 즉각 공정위의 `자율적인 공생발전 계획`에 근거해 "2분기부터 상장법인을 중심으로 외부 독립 중소기업에 사업참여 기회를 주겠다"는 내용의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또 4대 그룹은 상장사를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고 문제점과 효과를 분석한 뒤, 올해 하반기부터는 규모가 적정하고 준비가 된 비상장사에 대해서도 경쟁입찰을 확대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기다렸다는 듯 30대 그룹이 올해 협력사 동반성장을 위해 1조7213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1조5356억원)에 비해 12.1% 늘어난 금액이다.

김 위원장은 "경쟁입찰의 확대 도입은 독립 중소기업이 실력을 발휘할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계열사 물량에 안주해 온 일부 대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