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큰손들, 싱가포르 부동산에 몰린다는데..왜?

by조용만 기자
2011.12.21 16:06:39

중국 투자자들, 해외자산으로 투자 다변화 욕구 커져
내년 중국 경제 불투명..부동산 투자엔 규제도 많아
싱가포르는 중국 문화권..투자환경, 교육여건도 우수

[이데일리 조용만 기자] 중국인 큰손들이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중국인들 부(富)의 규모가 커지면서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해외 자산을 사들일 여력도 커졌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조치로 중국 국내에서는 부동산 투자가 규제를 받고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싱가포르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을 위한 법적 보호장치가 잘 돼 있고, 언어·문화적으로 중국과 유사성이 많은데다, 자녀들을 위한 교육여건과 생활환경도 중국보다 낫다는 인식이 중국인 큰손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중 싱가포르 부동산에 투자한 전체 외국인투자자중 중국인 비중은 32%를 차지했다. 지난 2007년 중국인 비중이 8%였던 것과 비교하면 4년만에 4배나 투자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일부 중국 투자자들이 500만 싱가포르달러(380만달러)를 웃도는 주택을 구입하는 등 거래규모도 커지고 있다. 한 지역 신문에서는 싱가포르 센토사 지역의 한 방갈로 부지가 중국인에게 3600만 싱가포르달러에 팔렸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과거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인이 많았지만, 최근 중국인 큰손들이 아시아 곳곳으로 부동산 투자를 다변화하면서 싱가포르에도 차이나머니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싱가포르 부동산 가격은 지난 2005년 이후 이후 대략 75% 정도 올랐는데,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도 했지만 2009~10년에는 다시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민간주택 판매가 전달보다 줄어들고 향후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차이나머니가 계속 유입된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큰손들이 늘어나면서 해외자산 투자를 다변화하려는 욕구도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내년 중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정책으로 도시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고 있다는 점도 해외투자로 눈길을 돌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프랍넥스 리얼티의 데이비드 포 중국담당 이사는 "중국인 투자자들은 국내에서는 원하는 부동산을 살 수가 없고, 그래서 해외 등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싱가포르 부동산 시장을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다른 데서도 찾을 수 있다. 싱가포르 부동산 구매 대열에 참가한 상하이 부동산개발업체 사장인 제이슨 리는 "싱가포르는 중국과 유사한 문화와 언어를 갖고 있다"면서 "6살된 아들을 어디로 유학보낼지도 고민인데, 미국이나 호주보다는 중국 문화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은 싱가포르가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중국인 투자자는 "중국 정부는 주택구매를 제한하고 있는데, 위안화 절상이 계속되면서 해외 부동산을 사기에 적절한 타이밍이 조성되고 있다"면서 "중국의 생활환경은 더 열악해져 가고, 식품위생과 사회 안전 문제도 있지만 싱가포르는 사회 시스템과 환경 측면에서도 우수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