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드림타워 비수기에도 매출 500억 넘긴 이유는?
by강경록 기자
2025.12.02 08:00:15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가 전통적 비수기인 11월에도 513억원의 순매출을 올렸다. 3개월 연속 500억원대다. 증가 속도보다 의미가 크다. 외국인 VIP 수요 구성과 체류 패턴이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관광개발 공시에 따르면 11월 드림타워 카지노 순매출은 513억58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6.9% 급증했다. 8월 극성수기 매출(429억원)을 초과한 두 번째 최고 실적이다. 지난 9월 529억원, 10월 504억원에 이어 흐름이 유지됐다.
핵심은 VIP 시장의 변화다. 중국 중심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 동아시아권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단순 방문이 아니라 체류 기간이 길어진 형태다. 매스테이블 홀드율이 이를 보여준다. 11월 홀드율은 25.7%. 마카오 코타이 지역 2년 평균치 26.2%에 근접했다. 체류형 카지노의 선순환이 시작됐다는 의미다.
드롭액 역시 크게 증가했다. 11월 테이블 드롭액은 2357억원. 전년 동월 대비 74.4% 늘었다. 이용객수도 5만620명으로 7개월 연속 5만명대를 유지했다. 단순 ‘한 번의 피크’가 아니라 꾸준한 방문 수요가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운영 전략 변화도 영향을 줬다.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대규모 딜러 채용을 진행했다. 오픈 테이블 수가 늘면서 회전율이 높아졌다. 국적 다변화로 확보된 체류 수요가 게임 테이블의 처리 용량 증가와 맞물려 매출이 확대됐다.
호텔 부문도 견조했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11월 매출은 128억3500만원. 카지노와 합산한 복합리조트 전체 매출은 641억9300만원. 전년 동월 대비 69.5% 증가했다. 3개월 연속 600억원대다.
업계는 드림타워의 영업 레버리지가 올 들어 본격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매출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고정비 비중이 낮아져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구조다. 롯데관광개발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과 연간 순이익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배경이다.
시장에서는 제주 카지노 시장의 구조 변화에 주목한다. 코로나 이후 외국인 VIP 수요가 마카오·싱가포르로 회귀하며 한국은 회복이 지연됐다. 그러나 드림타워는 다국적 VIP 수요 유입을 기반으로 독립적 회복 흐름을 만들었다. 제주 카지노 시장이 ‘중국 단일 시장 의존도’를 낮추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드림타워의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제주 카지노 산업의 수익성 패턴도 바뀔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11월처럼 비수기 매출이 성수기보다 높아지는 구조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체류형 수요가 정착하면 제주 카지노 업황의 변동성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