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국교정상화 50주년 행사 교차참석(종합)

by이준기 기자
2015.06.21 20:25:47

[이데일리 이준기 장영은 기자] 한·일 정상이 22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상대국 대사관에서 각각 주최하는 기념행사에 교차 참석하기로 했다. 양 정상의 교차 참석은 21일 외교장관회담 등의 분위기와 맞물리면서 한·일 관계 개선 분위기에 온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21일 “박 대통령은 내일(22일) 저녁 일본정부 주최로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에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라며 “일본 도쿄에서 개최되는 한국정부 주최 기념 리셉션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18일 “(서울과 도쿄에서) 열리는 한·일 수교 리셉션에 양국 정상이 메시지는 보내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는 (양국 정상의) 교차참석은 어렵다는 얘기”(청와대 관계자)라는 종전 입장을 뒤집은 셈이다. 당시에는 아베 총리가 국회 일정 등의 이유로 기념 리셉션에 불참하고, 축하 메시지만 대독 형식으로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불참’에서 ‘참석’으로 전격 방향을 튼 건 먼저 참석 의향을 밝힌 아베 총리만 기념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면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반면 한국은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대내외에 심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으로 읽힌다.



그동안 양국 외교당국은 국교정상화 40주년이던 지난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이런 방식으로 교차 참석한 전례를 착안, 이번 리셉션에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를 교차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해오다 일본 메이지 산업시설 세계유산 등재,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양국 간 협의 부진 등으로 한 때 ‘무산’되는 분위기로 이어졌다.

여기에 박 대통령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대응에 전력을 쏟았고, 아베 총리 역시 야당과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봉착한 집단 자위권 법안의 국회 심의에 전념하면서 교차 참석은 ‘불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양 정상의 교차 참석은 21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취임 후 처음이자 우리 외교장관으로서는 4년여 만에 이뤄지는 방일 등의 분위기와 함께 그동안 꽉 막힌 양국 관계 개선에 물꼬를 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양국 정상이 기념행사에서 양국 관계 개선에 긍정적 메시지를 내놓는다면 연내 한·일 정상회담 성사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게 청와대와 외교당국 안팎의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일 두 나라 정상의 이번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 리셉션 참석은 양국 관계를 앞으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