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이 증시에 안좋은 3가지 이유

by유재희 기자
2011.05.06 15:42:42

국제유가(WTI) 배럴당 100달러 밑돌아
경기 위축 우려 vs 투기세력 이탈
단기 악재에 그칠 것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국제유가 급락 소식에 코스피도 덩달아 휘청거렸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8.6%급락하며 지난 3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 하락했다는 소식에 코스피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6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33.19포인트(1.52%) 급락한 2147.45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유가의 고공행진에 `인플레 압력`이니 `긴축부담`이니 하며 우려했던 것을 감안하면 유가급락을 반길 법도 한데 시장은 왜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세 가지 측면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최근 국제유가 등 상품가격 급락의 배경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서 시작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른 상품 수요 감소 우려가 유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는 논리가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그동안 국내 증시 상승을 이끌던 주도업종이 화학 정유 철강 조선 등 원자재 관련 업종이었다는 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원자재 관련 업종이 지수 상승을 이끌어 왔는데 유가하락으로 이들 기업의 이익 및 주가가 악영향을 받을 경우 증시는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달러-원 환율의 상승 가능성이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물가 부담이 줄어든다면 정부입장에서는 더이상 환율 하락을 용인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 
 
이 경우 그동안 환차익을 노리고 유입된 외국계 자금이 이탈할 수 도 있다. 오늘 외국인이 12일만에 대규모 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우려를 더욱 확대시켰다. 
 
다만 최근의 유가 등 원자재가격의 급락은 경기 후퇴 우려보다는 투기 세력의 이탈 때문으로 봐야 한다며 단기적인 악재일 뿐 중장기 재료는 아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김승현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 선물에 대한 증거금 상향 등으로 투기 세력이 이탈하면서 상품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유류 수요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는 만큼 상품가격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적정가격 수준에서 안정을 찾을 경우 인플레 부담 완화 및 관련주의 가격 부담 해소로 인식되며 증시는 재차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팀장도 "매크로 지표가 악화될 경우 인플레 부담 완화 보다는 경기 위축이라는 악재로 해석될 수 있지만 아직 펀더멘털 훼손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중장기 관점에서는 인플레 우려 완화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