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300억 회사가 퇴출되면 남아날 곳이 있나"

by박원익 기자
2011.03.31 13:43:25

씨모텍 소액주주들, 상폐저지에 총력 다짐
회사측 "회계법인서 의견서 받겠다"

[이데일리 박원익 기자] "일단 상장폐지를 막는게 제일 시급합니다. 지금은 신영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서를 받는 것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의견서를 안주면 드러눕는 수밖에 없습니다"

31일 역삼동 삼정호텔 씨모텍(081090) 주주총회 현장. 소액주주모임을 주도하는 주주들의 표정은 잔뜩 굳어있었다.  

이날 씨모텍의 주주총회는 시작한지 채 30분도 되기전에 종결됐다. 재무제표 승인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주총이 연기됐고, 속개일은 추후 공시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장에 모인 주주들은 자리를 떠나지 않은채 향후 해결 방안 모색에 집중했다.

소액주주대표단의 주장은 간단하다.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이 감사의견 거절때문인 만큼 해당 회계법인과 협의를 거쳐 재감사를 추진하겠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우선 4월4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이의신청을 제기할때 감사인의 의견서를 첨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납득할만한 의견서가 첨부된다면 이의신청 접수후 상장위원회의 심의에서 3~6개월 가량의 상장폐지 유예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장에 참석한 소액주주대표단에 따르면 현재 이상훈 씨모텍 재무담당 본부장이 신영회계법인과 접촉하고 있다. 회사측은 4월4일까지 의견서 획득을 추진하고 여의치 않으면 4월6일에 소액주주들과의 직접 만남도 주선한다는 계획이다.

증권 게시판에서 레드뉴요커란 필명을 쓰는 소액주주는 "주주들이 바라는 것은 솔직한 대화"라며 "현재 회계법인 사무실이 폐쇄된 상태인데 왜 안만나 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감사를 하던지 안하던지 간에 입장은 확실히 밝혀줘야 한다"며 "신영회계법인이 지난 3년간 씨모텍의 감사를 맡은 만큼 정확한 사실을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소액주주대표단에 속해 있다는 다른 주주 역시 "기술력 있고 전망좋은 회사가 하루만에 상폐된다면 자본시장의 정의가 무너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1300억원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상장폐지되면 대한민국에 남아 있을 회사가 어디 있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씨모텍은 지난 24일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 현재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오는 4월4일까지 상장폐지 관련 이의신청을 제기하면 신청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상장위원회가 열리고,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하게 된다. 상장폐지 여부는 심의일부터 3일 이내에 결정된다.

 

▲ 씨모텍 정기주주총회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