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10.11.22 15:27:41
공정위, 계열사 누락건으로 조석래회장 검찰 고발
공정위 "법대로 고발했을 뿐"↔효성 "과거 일인데"
인력 빼가기·아파트 입찰담합 등 올해만 세번째 제재
[이데일리 윤진섭 김국헌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와 효성그룹의 악연이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공정위가 아파트 담합이나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효성을 적발했고 인력 스카우트 문제로 집중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급기야 공정위는 22일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을 상호 출자 제한 기업 집단 자료 제출 누락을 이유로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효성(004800)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조 회장의 아들 현준, 현문, 현상씨 등이 대주주인 7개 계열사에 대한 신고를 누락했다. 해당 계열사는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 동륭실업, 신동진, 펄슨개발, 크레스트인베스트먼트, 꽃엔터테인먼트, 골프포트 등이다.
특히 트리니티에셋메니지먼트와 동륭실업의 경우 지난 1986년부터, 신동진은 1995년부터 계열사 편입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계열사 편입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은 "대주주들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거라 실무자들이 계열사로 편입해야 하는지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며 "7개사 중 3개사는 자진 신고했으며, 이 역시도 과거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실무자 단순 착오의 경우 대부분 경고 처분 정도의 재제 결정을 내렸지만 효성의 경우 다수 계열사에 대해 장기간 누락된 점을 고려해 검찰 고발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효성그룹이 고의적으로 신고를 누락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다만 공정위는 이번 조석래 회장 검찰 고발은 현행법에 근거해 조치한 것이지,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제68조에 따라 회사의 대표자를 검찰에 고발하도록 돼 있다"며 "과거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나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도 같은 사안으로 검찰에 고발된 바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서 공정위와 효성그룹은 이번 건을 제외하고도 몇 차례 충돌(?)하면서 재계의 주목의 끈 바 있다. 10월에는 판교 아파트 건설공사 입찰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는 효성 등 35개 건설사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이 당시 효성은 총 14억8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에앞서 8월 말에는 효성이 경쟁 관계에 있는 중소기업 인력을 빼내 피해를 준 혐의(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위로부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전기용접기 전문기업 조웰은 자사 저항용접 컨트롤러 개발분야 직원들을 효성이 빼내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신고,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했었다.
이에 대해 효성 측은 "정상적인 채용절차를 밝아 이직이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효성이 대통령 사돈 기업이기 때문에 유난히 주목을 받고, 이 과정에서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제재·조사 횟수가 잦다는 측면에서 효성 그룹 내부에서도 심각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