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집단소송 유도해서 한몫 챙기려..."

by정태선 기자
2008.09.09 20:49:55

[이데일리 정태선기자] 사상최대 개인정보를 유출한 피의자들이 집단소송을 유도해서 한몫 챙기려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9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GS(078930)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29)씨 등 3명은 당초 자신들이 빼낸 개인정보를 직접 판매하거나 GS칼텍스에 대한 협박 용도로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이것이 여의치 않자 아예 집단소송을 유도해 그 수익을 챙기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1000만명이 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언론에 제보, 사회문제화로 확대시킨 뒤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이 본격화할 때 특정 법무법인에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넘겨주고 사건 수임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는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었다.

피의자 중 허위로 언론에 제보했던 김모(24)씨가 직접 법무법인 관계자에게 접근해 개인정보 피해자들의 집단소송을 수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가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모씨는 부친의 소송 문제로 알고 지내던 S법무법인 사무장 강모(33)씨와 지난달 중순 만났고, GS칼텍스 개인정보 유출 이야기를 꺼낸 뒤 몇 차례 통화를 주고받았다.

김모씨는 이때 강씨로부터 "집단소송으로 가면 몇 억원 정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현재 법무법인 사무장인 강씨는 "김씨와 만난 사실은 인정하지만 집단소송을 상담해 준 적이 없다"며 이번 사건과의 연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피의자들이 이 같이 진술했지만 경찰측은 실제로 합의를 했는지, 또 유출된 개인정보가 법무법인에 넘겨졌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통화내역을 조회할 계획이다.

한편 경찰은 당초 피의자들이 제작한 전체 고객정보 DVD 6장 외에 고객 개인정보가 모두 담긴 USB(보조저장장치) 2개와 DVD 1장, 외장 하드디스크 1개를 추가로 압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