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이 뭐야? ‘응답하라 1988’, 안과치료는 어떻게 변했을까?

by이순용 기자
2016.01.21 10:59:4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장안의 화제를 몰고 온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영향으로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복고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약 20년 사이에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했을까. 의학 분야에서도 이 기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며, 그것은 안과 분야도 마찬가지다. 1988년에 비해 몰라볼 정도로 크게 발전한 안과 분야의 현재 모습을 1988년도와 비교해 본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용란 원장은 “1980년대 후반과 비교하면 시력교정수술이 도입되고 백내장 수술 시 당일 퇴원이 가능해지는 등 많은 발전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의학의 발전, 안질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제고와 건강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많아지는 등의 바람직한 변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시력교정수술 도입되고 백내장 수술 1주일 입원에서 당일 퇴원으로

각막 분야의 가장 큰 변화는 아무래도 시력교정수술의 도입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시력교정수술이 처음 도입된 것은 1991년이다. 시력교정수술이 모든 근시, 난시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안경을 쓰던 사람이 콘택트렌즈가 아닌 수술적 방법으로 안경을 벗을 수 있게 된 것은 혁명적인 변화라고 평가할 수 있다.

백내장 수술도 장족의 발전을 했다. 80년대에는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기 위해 낭외적출술이라는 방법을 사용했는데, 초음파유화술이 도입되면서 1주일 정도 입원하던 것이 3~4일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초음파유화술 초창기에는 약 6mm 정도 절개했는데, 인공수정체가 경성에서 접어서 넣을 수 있는 연성으로 바뀌면서 절개부위가 3mm 정도로 줄어들었으며, 최근에는 소절개로 2.8~2.2mm까지 줄어들어 회복이 빨라져 수술 후 당일 퇴원할 수 있게 되었다.

백내장 수술 건수도 크게 늘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1990년도 백내장 수술 건수는 25,785건으로 우리나라 전체 수술 질환 중 11위를 차지했었으나 2014년에는 366,689건으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노년 인구 증가와 함께 경제사정 등으로 수술을 받지 못했던 환자들이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적극적으로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김병엽교수는 “절개부위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환자의 부담을 그만큼 줄이고, 회복이 빨라지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현재는 백내장수술을 받은 뒤 당일 퇴원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망막질환, 실명하는 무서운 병에서 치료 가능한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의 1980년대 망막진료는 망막질환에 걸리면 무조건 실명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을 정도로 극히 초창기였다고 할 수 있다. 김안과병원이 우리나라 모든 의료기관 중에서 가장 먼저 망막분야를 독립적으로 진료하는 별도의 진료단위인 망막센터를 개설한 것이 1998년일 정도다.



80년대에 비해 망막 분야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우선 진단에서 OCT(빛간섭 망막단층촬영)가 도입된 것이다. 신체의 다른 부위는 조직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조직학적 정밀검사를 할 수 있는데 반해 눈은 그것이 불가능하였으나 OCT의 도입에 따라 광학적인 방법으로 조직학적 검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80년대까지는 연구실용 수준에 머물던 OCT가 1990년대 임상에 본격 도입됨으로써 당뇨황반부종, 황반원공, 망막전막 등 망막질환의 진단이 획기적으로 달라진 것이다.

치료에 있어서는 수술기구의 발전과 항체주사치료의 개발을 꼽을 수 있다. 망막질환 치료를 위한 대표적인 수술인 유리체절제술을 할 때 사용하는 수술바늘이 20게이지(gauge- 숫자가 높을수록 가늘어짐)에서 25G를 거쳐 27G가 일반화되었다. 이처럼 바늘의 굵기가 얇아지면서 수술 시 환자의 고통이 크게 줄어들었고, 수술 받은 뒤 입원기간도 1주일에서 1박2일, 혹은 당일수술-당일퇴원으로 크게 짧아졌다.

이 기간에 또 크게 달라진 것이 항체치료의 도입이다. 김안과병원 김종우 망막병원장은 “2000년대 들어 분자유전자 분야의 발달에 힘입어 항체주사치료가 도입됨으로써 난치병으로 꼽히던 황반망막부종, 황반변성, 신생혈관성 망막질환 등의 치료 예후가 크게 좋아졌다”고 말했다.

◇말기 녹내장 환자 줄고 초기 녹내장 환자 많아져

80년대에는 녹내장으로 실명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는 일부는 맞는 말일 수 있는데 치료법의 문제라기 보다는 ‘발견 시기’의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녹내장은 초기와 중기에는 환자가 자각할 만한 증상이 없고 보고 생활하는데 큰 지장이 없으므로 후기나 말기가 되어서야 비로소 안과를 방문한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시야가 좁아지고 어두워질 만큼 시신경이 손상된 상태이다. 손상된 시신경은 다시 살아나지 않으므로 녹내장으로 실명하면 돌이킬 수가 없다. 80년대에는 대다수의 환자가 이미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야 병원을 방문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에게 녹내장에 대한 지식이 널리 보급되고 관심이 높아졌으며, 중장년층은 건강검진으로, 젊은층은 시력교정수술 전 검사 등으로 조기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80년대에는 안압이 높아야 녹내장으로 진단하거나 안압이 높지 않은 경우에는 녹내장 진단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시신경 구조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각종 검사기기의 보급으로 녹내장이 발생하는 시신경 부위를 직접 관찰하고 진단하는 방법으로 바뀌면서 안압에만 의존하던 진단방식이 크게 변화했다. 치료에 있어서도 80년대에는 사용할 수 있는 안압강하제 약물종류가 적어서 수술로 안압을 떨어뜨려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다양한 약물 개발로 수술해야 할 환자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특수 파장의 레이저 개발도 녹내장 치료법의 발달 중 하나로 특기할 만하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안병헌 교수는 “80년대에는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안압을 낮추기 위한 치료를 했으나 근래에는 환자마다 녹내장 진행 위험도 등을 고려해 약물치료, 레이저 치료 등의 개별적 맞춤치료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