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1]`3대 미래학자` 왓슨의 4가지 미래상
by송이라 기자
2011.06.15 14:20:29
"적게 소유하고 환경 중시하는 이너피즘 가장 희망"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글로벌 위기 이전엔 더 많이 소유하고 많이 성장하려는 모어리즘(Morelism)이 지배했다. 현재는 소비자의 참여가 늘어나며 스마트플래닛(Smart Planet)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더 적게 소유하면서 환경을 중시하는 이너피즘(Enoughism) 시나리오를 가장 희망한다."
`세계 3대 미래학자`로 불리는 리차드 왓슨은 앞으로 20년 뒤 미래상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
| ▲ 리처드 왓슨이 일반세션에서 열정적으로 강연하고 있다.(사진=권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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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슨은 15일 이데일리가 개최한 제2회 세계전략포럼(WSF)2011 이틀째 일반세션에 참석했다. 명쾌한 하나의 그림을 기다리던 청중들의 기대를 멋지게 뒤엎으면서 왓슨은 시장에 대한 기대와 소비자의 참여도에 따라 미래상은 4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고 설파했다.
그는 "시장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을 좌우축으로 놓고, 소비자가 지금의 상황이 지속되도록 놔두느냐 적극적으로 개입하느냐를 수직축으로 둘 때 4가지 특징이 나타난다"며 이너피즘, 스마트플래닛, 모어리즘, 개인성곽(Personal Fortress) 등 4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왓슨에 따르면 스마트플래닛(시장 낙관+소비자 적극적 활동)은 현재 우리가 나아가고 있는 방향이다. 사람들은 시장에 대해 낙관하고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한다. 왓슨은 "스마트플래닛 모형에서 우리는 과학기술에 대한 근본적인 믿음이 있다"며 "인간의 기술로 시장은 얼마든지 성장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 세계에서는 유전공학과 로보틱 기술 등이 중시되고, 네트워크 커넥티비티 기술이 발달한 삼성과 구글 등 소셜미디어가 활동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너피즘(시장 비관+소비자 적극적 활동)은 환경을 중요시해 적게 소유하고 도덕적 가치 등을 중시한다. 이 세계에서는 사람들은 더 적게 소유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매우 중요해진다. 왓슨은 이너피즘이 본인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라며 "이 세계 사람들은 이미 물질적으로 충분히 소유했기 때문에 환경 등 지구의 비즈니스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한 시나리오가 바로 이너피즘이다.
이너피즘의 정반대 시나리오인 모어리즘(시장 낙관+소비자 소극적 활동)은 시장에 대해 낙관하지만 소비자의 참여는 낮은 미래 시나리오다. 왓슨은 "모어리즘 모형에 따르면 세계는 성장 및 욕심에 의해 주도된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이전의 세계 경제가 모어리즘"이라고 규정했다. 이 모형은 세계화, 개인주의, 소비자주의 등과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왓슨은 모어리즘이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개인성곽(시장 비관+소비자 소극적 활동)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사람들은 시장에 대해 비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도 않는다. 왓슨은 "개인성곽은 상당히 무서운 시나리오"라며 "사람들은 더 이상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 그냥 침전된다"고 설명했다. 최근 재정위기에 처한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시장에서 사람들은 모든 것을 비관해 아무것도 하지 않지만 공포나 불안이 커진다.
이같은 미래상을 제시한 왓슨은 4가지 시나리오 역시 완벽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 보고 분석함으로써 우발대책을 마련할 수는 있지만 네 가지 전략을 동시다발적으로 구사할 수는 없다"며 "이 중 한가지를 선택해 추진하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