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달러-원, 유럽 악재에 왜 무뎌졌나

by정선영 기자
2010.12.01 15:05:20

아시아통화 강세 전망..달러-원 셀 지속
연말 북 클로징에 신규 롱플레이 주춤

마켓 인 | 이 기사는 12월 01일 14시 35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정선영 기자] 아일랜드발 재정 위기 우려가 변동성 장세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유동성이 적은데다 북한 리스크까지 겪은 외환시장은 유럽 리스크가 파문을 일으킬까 주목하고 있다.

큰 흐름에서 보면 달러-원은 여전히 유로 환율 움직임에 연동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유로 악재에 대한 달러-원의 반응은 오히려 무뎌졌다. 올해 5월 동유럽 위기로 1277원까지 급등했던 것과 달라진 양상이다.


유로-달러와 달러-원 추이





















유로-달러는 1.30달러 지지선이 무너졌다. 그러나 1일 달러-원 환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아일랜드 재정 우려로 유로가 빠진 것이 달러-원 상승을 이끌지 못한 셈이다.

이처럼 유로-달러 하락에도 원화가 강세를 유지하는 것은 역내외 투자자들이 유로 약세와 아시아통화 강세를 동시에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즉, 시장 참가자들이 유로존 위기로 유로 약세에 베팅한다고 해서 아시아통화까지 동시에 매도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말레이시아 링기트, 싱가포르달러, 인도 루피, 태국 바트 역시 일제히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전일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유로가 1.29달러대로 떨어졌을 때도 달러-원에서는 역외 셀이 계속 들어왔다"며 "역외 투자자들이 유로 숏과 함께 아시아 통화는 롱을 유지하고 있지만 오히려 서울 환시에서 은행권이 유로 등락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로 접어들면서 유럽 리스크에 신규로 베팅할 세력이 줄어든 점도 달러-원 환율의 유로 민감도를 줄여주고 있다.

시장에서 12월은 한 해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확정되는 시기다. 통상 외환시장에서는 연말 북클로징 시즌을 앞두고 포지션을 중립적으로 맞추기 위해 과도한 포지션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이는 유럽 리스크가 급격히 불거진다고 해서 12월에 무리하게 달러-원 롱플레이에 나서려는 시장 참가자가 많지 않음을 의미한다.

일부 외은지점의 경우 1월부터 11월까지 번 수익으로 인센티브를 계산하기 때문에 12월에는 거래량이 줄어든다. 그만큼 리스크에 베팅할 시장참가자들의 투자 욕구가 둔화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캐나다계 은행인 노바스코셔은행만 지난 10월에 결산을 마쳤고 국내 외은지점 중 11월에 결산하는 곳은 없다. 그러나 11월에 거래를 마무리하고 12월에 휴가에 들어가는 외은지점이 많아 외환시장에서는 11월말이 지나면 거래량이 감소한다. 일본계 4군데와 인도해외은행, 맥쿼리는 매년 3월에 결산을 하기 때문에 12월에도 거래를 한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연말을 앞두고 중립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는 딜러들이 순간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12월에 굳이 포지션을 무겁게 들지는 않는다"며 "최근 북한 리스크 등으로 시장의 심리적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노출 포지션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