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을 춤추게 하는 대박키워드 ‘세트메뉴’

by객원 기자
2009.08.24 20:33:00

[이데일리 EFN 황보경 객원기자] 과거에는 크리스마스, 발렌타인 데이 등 스페셜데이를 위한 세트메뉴 혹은 패밀리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전문점에서의 세트메뉴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푸짐한 한 가지 메뉴보다 적은 양의 음식이라도 다양하게 즐기고자 하는 고객의 니즈가 늘어남에 따라 세트메뉴가 대중화되고 있는 것. 이러한 상황에서 음식점 경영자들은 트렌드를 고려한, 음식점의 개성과 성격을 반영한 특색 있는 세트메뉴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은 모든 일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음식점에서의 선택과 집중은 매장의 운명을 좌지우지하기에 더욱 그렇다. 세트메뉴라는 콘셉트만으로 차별화하여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음식점들이 있다.

합리적인 가격 범위 내에서 두세가지 메뉴를 동시에 맛볼 수 있다는 메리트는 고객 입장에서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 여기에 ‘세트 메뉴만 하는 집’이라는 인식은 고객에게 강한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훌륭한 소재가 될 수 있다.



한 가지 품목의 음식으로 유명해진 음식점이 있는가 하면 자신 있는 메뉴의 다채로운 조합으로 튀는 음식점이 있다. 물론 매장 특성에 따라 메뉴 구성이야 달라지겠지만 대체적으로 세트메뉴 하면 서양요리에 국한되는 경향이 대부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식은 기본적으로 밥, 국(찌개), 몇 가지 반찬으로 구성되어 있어 원래부터 약간 ‘세트메뉴’의 성향에 가깝고 서양요리는 스테이크면 스테이크, 파스타를 주문하면 한 가지 맛의 파스타만 제공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음식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가 더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양식 레스토랑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음식점에서 세트메뉴 도입이 늘고 있다. 이는 요즘 고객들의 성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고객들에게 외식은 더 이상 배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 아닌 맛있는 식사를 통해 기쁨과 만족을 느끼는, 끼니를 채우는 그 이상의 무엇이 되었기 때문.

일품메뉴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 두 세가지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고객들의 만족도는 배가 된다.

한 가지 메인 메뉴를 강조, 판매 촉진을 위해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곁들이는 세트메뉴부터 점심시간 직장인 고객들의 유치를 위한 저렴하고 푸짐한 런치세트, 어린이세트메뉴, 레이디세트메뉴까지 지역상권, 타깃고객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세트메뉴가 개발되고 있다.

점점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더해져 가는 세트메뉴는 고객 유치를 위한 좋은 매개체가 되고 있기도 하다.





한·중·일 양식을 빼고서라도 여러 나라의 다국적 음식점, 브런치 카페 등 수많은 외식업체 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한 음식점에 간다고 해서 한 가지 음식만 먹고 나오기엔 너무나 즐길거리가 많다.

메뉴판을 뚫어져라 보고 또 봐도 무엇을 골라야 할지 선택이 힘들다. 이런 상황이 되면 오밀조밀한, 적절한 구성의 세트메뉴가 그리워지게 되는 것.

차돌박이쟁반쌈 전문점 <미락>에서는 차돌박이 2인분과 쟁반국수로 구성된 차돌박이쟁반쌈(3만2000원)세트로 소위 뜨는 음식점이 되었다.

어느 날 고객이 차돌박이를 쟁반국수에 싸먹는 것을 계기로 개발된 이 메뉴는 쌈채소에 쟁반국수와 차돌박이를 곁들여 먹는, 기존 고기음식점과 차별화한 구성으로 전체 매출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세 가지 재료가 어우러진 색다른 맛은 고객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푸짐한 메뉴 구성은 가족단위고객 방문율이 높은 주거상권에서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또 한 사례를 들어보자. 신촌에 위치한 한정식전문점 <산굼부리>는 코스 메뉴를 주문하면 작은 병의 사케를 함께 제공, 반주로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색다른 한정식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일본·이탈리아 음식을 한식에 접목한 코스메뉴로 와인 등의 과실주보다는 쌀로 빚은 사케가 이곳의 음식 맛을 잘 살려준다고. <산굼부리>는 방문고객들에 의한 열혈 포스팅으로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인정받은 맛집으로 통하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여의도 오피스 상권에서 저가 세트메뉴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끄트머리집>의 ‘갈갈이’가 있다. 기존 음식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갈비탕과 매운 갈비찜을 6000원에 제공하는 ‘갈갈이’메뉴를 개발한 것.

고객들은 갈비탕 가격으로 탕은 물론 감칠맛 나는 갈비찜까지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여기에 메뉴의 앞자 만을 딴 튀는 메뉴명으로 인해 더욱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고객에게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지거나 매장의 인지도 상승을 위해 만든 이색 세트메뉴, 각 메뉴의 어울림을 고려한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세트메뉴 등 각각의 개발 동기는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의도에서 개발된 메뉴이건 간에 ‘세트메뉴’는 고객들의 구미를 당기는 여러 충분조건을 지니고 있는 것은 분명한 듯하다.

[ 도움말 : 월간 외식경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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