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7잭팟’ 안 터지는 메이플스토리…과징금 116억 철퇴
by강신우 기자
2024.01.03 12:00:00
공정위, 넥슨코리아 기만행위 제재
아이템 확률 조작후 거짓으로 알려
“게임사-고객간 정보 비대칭 해소”
넥슨 측 “추후 사법 판단 등 검토”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온라인 게임서비스 업체인 넥슨코리아(넥슨)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속여 판 행위가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이 온라인PC 게임인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내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고 거짓으로 알린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2010년 5월, 단기간에 게임 내 캐릭터의 능력치를 높이고자 하는 유저들의 심리를 이용해 그들에게 ‘돈으로 살 수 있는 결정적 한방’으로 확률형 아이템인 ‘큐브’를 도입하고 ‘반복구매’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매출(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30%)을 확대했다.
큐브는 게임 내 캐릭터가 장착하는 장비에 부여된 잠재옵션을 재설정해주는 기능과 장비의 잠재능력 등급을 올리는 기능이 있는 확률형 상품이다.
넥슨은 큐브 판매과정에서 이용자들이 원하는 잠재옵션이 적게 나오거나 나오지 않도록 확률 구조를 이용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숨겼다.
구체적으로 큐브 상품 도입 땐 옵션 출현 확률을 ‘균등’으로 설정했지만 이후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해당 옵션에 가중치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확률구조를 바꿨다. 또한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중복옵션 등은 아예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에 더해 넥슨은 ‘큐브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고 기존과 동일하다’는 거짓 공지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최상위 등급(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하면서 처음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가 이후 점차 1%까지 낮추고도 이 사실을 이용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게임 버블파이터와 관련한 거짓, 기만행위도 적발됐다. 넥슨은 이 게임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부여했다가 이후 출현 확률을 임의로 낮췄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거나 거짓 공지했다.
김정기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확률형 아이템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정보는 확률인데 무형의 디지털재화의 특성상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알 수 없다”며 “넥슨의 행위는 소비자 선택결정에 중요한 사항을 누락 또는 거짓으로 알려 소비자를 유인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 같은 넥슨의 행위를 전자상거래법의 ‘거짓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해 소비자를 유인하거나 소비자와 거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넥슨은 2018년에도 온라인 게임 서든어택에서 팔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거짓, 기만행위로 한 차례 제재를 받고도 재차 비슷한 사건으로 적발돼 가중 처벌을 받게 됐다.
넥슨 측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2021년 3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정보를 공개해 자발적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며 “이번 공정위 결정에는 추후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