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강경래 기자
2022.10.30 16:19:09
[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벤처투자 위축이 자칫 벤처생태계 전반에 걸친 위기로 번질 수 있어 우려됩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벤처투자가 위축하기 시작한 지금이 ‘골든타임’이다. 벤처생태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가 서둘러 나서야 할 때”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벤처투자가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벤처기업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높아진다. 금리 인상을 비롯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국내외 경기가 침체한 영향이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3분기 벤처투자가 전년 동기 2조913억원보다 40.1% 줄어든 1조2525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이 불어닥친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2년여 만에 분기 기준 하락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올 4분기에도 이어질 경우 연간 기준 벤처투자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무려 14년 만에 역성장하게 된다.
이렇듯 벤처투자가 위축하면서 업계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 만난 모빌리티 서비스 벤처기업 대표는 운영자금 2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벤처캐피탈 5곳을 방문했는데 모두 거절당했다고 하소연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만 해도 160억원 기업가치로 매각하겠냐는 제안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급속히 반전된 것이다.
이렇듯 벤처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을 경우 투자에서 성장,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벤처생태계 선순환구조가 첫 단계인 투자에서부터 막히게 된다. 이는 머지 않아 벤처업계 전반에 걸친 위기로 번질 수 있음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고물가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 현상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금리로 인해 벤처업계에 유입될 자금은 앞으로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어렵사리 만든 ‘벤처붐’이 식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한편 규제 완화에 나서 다양한 민간자금이 벤처기업들에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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