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 코로나19에도 지난해 R&D 투자 역대 최대
by왕해나 기자
2021.03.25 10:19:25
지난해 R&D 비용 약 5조원…순매출의 19%
순매출은 약 26조원…영업이익은 약 6조원
올해말 흡입형 코로나19 치료제 긴급사용승인 기대
[이데일리 왕해나 기자] 베링거인겔하임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매출 성장을 이루는 한편, 역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순 매출이 전년보다 3% 증가해 195억7000만유로(약 26조2000억원)를 기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46억2000만유로(약 6조2000억원)로, 2019년 37억8000만유로(약 5조1000억원)보다 약 8억4000만유로(약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총 R&D 비용은 전년보다 7% 증가해 37억유로(약 5조원)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순매출 대비 18.9%에 해당한다.
후베르투스 폰 바움바흐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이사회 회장은 “베링거인겔하임은 코로나19 대응의 시급함을 인식하고 2020년 1분기 초부터 치료제 후보에 대한 R&D를 시작했다”면서 “코로나19 감염 환자들을 위해 세계 각지의 여러 협력사와 함께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지난해 1분기부터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BI 767551’에 대해 세계 각지 협력사와 함께 R&D를 시작했다. 해당 임상 1·2a상에 들어간 상태로 최초의 흡입형 치료제겸 예방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움바흐 회장은 “항체치료제로는 흡입 투여되는 첫 치료제가 될 것”이라며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부위에 직접 전달되는 점이 독특하고, 전신 치료제보다 필요한 용량이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품의 출시 시점에 관한 질문에는 “정확한 시점 예측은 힘들지만, 올해 말쯤 되면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돼서 긴급승인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가장 큰 매출처인 인체 의약품의 순매출은 전년 대비 5.8% 성장해 144억 2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전체 순매출의 74%를 차지했다. 모든 지역이 인체 의약품의 매출 성장세에 기여했으며 미국은 가장 높은 순매출로 최대 시장 지위를 지켰다. 미국 지역 인체 의약품 순매출은 56억6000만 유로로 전년대비 3.4% 성장했으며 EUCAN 지역(유럽,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의 순매출은 45억9000만 유로로 전년대비 6.0% 신장했다.
동물약품 사업부는 전년대비 5% 성장한 41억2000만 유로 순매출을 기록하며 치열한 경쟁 시장에서도 탄탄한 실적을 보였다. 특히 양돈 및 반려동물 구충제 부문은 성장세가 두드러져 예상을 넘어선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 중국 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률 감소가 양돈 의약품 부문에 반동 효과를 일으켜 양돈 백신인 인겔백 써코플렉스의 순매출은 2억6400만 유로로 전년대비 14.9% 증가했다. 반려견 구충제 넥스가드는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지키는 가운데 순매출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8억 4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바이오의약품 제조 선두기업 중 하나로,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인 바이오엑셀런스(BioXcellenceTM)는 20대 글로벌 제약사 및 혁신 바이오테크 기업의 60%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사업의 순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6% 증가해 8억 37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미하엘 슈멜머(Michael Schmelmer) 베링거인겔하임 경영이사회 재무 담당 이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비교해 경쟁력 우위를 묻는 질문에 “경쟁사에 대한 평가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고객과 탄탄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그 신뢰성이라는 것이 시장에서 성공이었다는 점이 주요하다”라고 말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여러 주요 시장에서의 가격 압박 확대로 인한 어려운 업계 환경 등이 올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이 현재 상황을 통제하는 데 기여할 때 전반적으로 전문의약품 시장의 강한 성장이 예상되며, 환율 효과 조정 기준으로 2021년 순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