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6]김대식 "당신은 아닐지라도 AI는 당신에게 관심 있다"

by박기주 기자
2016.06.15 10:52:05

[이데일리 한대욱 기자] 김대식 KAIST 전기 및 전자과 교수가 15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에서 ‘AI가 바꾸는 세상, 유토피아 or 디스토피아?’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당신이 인공지능(AI)에 관심이 없을지라도 AI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김대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과 교수는 15일 레온 트로츠키(Leon Trotsky)의 말을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7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 세션 1 ‘AI가 바꾸는 세상, 유토피아 or 디스토피아’의 강연자로 나서 기계학습 방식인 ‘딥 러닝(Deep Learning)’이 인공지능의 패러다임을 극적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기존 인공지능 개발 방식은 사람이 프로그램을 코딩에 컴퓨터에 입력하는 방식이었지만 학습 기반으로 개발 방식이 바뀌면서 인간과 경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딥 러닝이 완성된 이후 매년 인간과 기계의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인간과 기계가 대화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현실에서 불가능한 작업도 빅데이터 분석으로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의 진화 그 자체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인간이 만든 도구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를 제어할 방법에 대해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망치가 인간의 주먹보다 세고, 자동차 역시 인간보다 빠른 것처럼 도구는 모든 인간의 능력보다 강력하다”며 “이러한 도구처럼 AI의 능력 자체가 뛰어난 것은 역사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우리가 AI의 능력을 제어하고 멈출 수 있는지는 앞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만약 인공지능이 스스로 독립성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면 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독립성을 학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단순히 학습에 따른 시뮬레이션일지라도 인간에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처럼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인간과 기계가 공생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약 미래를 예측하지 않고 과거 경험에만 파묻힌다면 추수감사절 밥상에 오를 ‘칠면조’의 처지와 다르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그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예로 들며 대응책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을 무시하면 이세돌의 패배처럼 결론적으로 인간이 실패할 수밖에 없고 무조건 싸운다 해도 결국 불도저를 인간이 이길 수 없듯 실패할 것”이라며 “이세돌과 알파고가 협업을 할 때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강한 AI 시대가 도래할 때 이세돌(인간)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전략은 본인이 더는 이세돌이 아니어야 하는 것”이라며 “교육이나 문화 등으로 지능을 증폭(AI, Amplification Intelligence)시키는 것이 인공지능에 대응할 방법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