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렬 차관 “청사 보안 강화..내부 감찰 가동”
by이지현 기자
2016.04.06 11:50:04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정부청사 보안문제가 발생해 국민여러분께 심려를 끼친점 정부청사관리 총괄하는 행정자치부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대책을 마련하겠다.”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송모(26)씨는 지난달 26일 훔친 공무원 신분증을 이용해 청사에 침입, ‘2016년 국가공무원 지역인재 7급 공무원 필기시험’ 합격자 명단을 조작했다. 송씨는 지난달 5일 필기시험 직전에도 문제지를 빼내려고 5~6차례 걸쳐 청사에 침입했지만 인사처의 신고 전까지 문제 된 적은 한번도 없다.
이에 대해 김성렬 차관은 “경찰이 수사 중이라 우리가 수사에 혼선 있을 수 있다”며 자세한 사건 경위에 대한 설명을 자제했다.
송씨는 경찰조사에서 공무원 체력단련실에서 신분증 3개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체력단련실 진입과 관련해 김 차관은 “신분증을 분실하면 즉시 출입제한 조치가 이뤄지는데 여러 이유로 신고가 지연된 경우에는 악용될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신분증 분실자 확인 후 문제가 있는 부분을 보안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1급 국가보안시설뿐만 아니라 정부 내부망까지 속수무책으로 뚫려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정부부처 정보보안 지침에 따르면 공무원 PC는 △부팅 단계 시모스(CMOS) 암호 △윈도 운영체계 암호 △화면보호기 암호를 모두 설정해야 한다. 각 부처 정보화담당관은 직원들이 보안성 있는 암호를 설정·사용하는지 매월 정기적으로 점검한다.
그러나 송씨는 정부청사의 PC에 설정된 비밀번호가 윈도 운영체제에서만 작용된다는 것을 악용해 새로운 운영체제로 접속해 비밀번호를 무용지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정부 보안 허점에 대해 김 차관은 “경찰 수사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다”며 말을 줄였다.
송씨를 돕는 내부 조력자가 있는 게 아니냐는 물음에 김 차관은 “철저한 공직감찰을 실시하고 있고 감찰 결과 관련 공무원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며 “이번과 같은 사건이 다신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5~6차례 침입. 제집 드나들듯 했는데 아무도 몰랐나.
△경찰이 수사하고 있어 우리가 밝히기에는 혼선 있을 수 있다.
-공무원 신분증 3개 훔쳤다고 하는데 분실신고 없었나.
△분실한 공무원이 누군지 확실하게 파악이 안 됐다. 조금 더 시간 뒤에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 거 같다. 매뉴얼에는 각 부처에서 분실신고를 하면 방호시스템으로 연결되도록 돼있다. 이렇게 되면 (출입문 역할을 하는) 스피드게이트 출입이 불가능하다. ‘삑’ 소리도 난다. 문이 열리지 않는다.
신용카드 잃어버렸을 때처럼 즉시 신고하면 방호시스템과 연계돼 출입이 금지된다. 여러 이유로 신고가 지연된 경우에는 악용될 소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런부분에 대해 원인을 진단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보안하도록 하겠다.
-공무원 PC는 어떻게 뚫렸나.
△결찰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체력단련장에는 어떻게 들어갔나.
△체련단련장은 후생시설로 공용공간이다. 공무원들은 누구든지 들어갈 수 있다. 청사에 이미 들어오면 검색대도 통과했기 때문에 출입이 자유로운 편이다. 공무원들이 편하게 쓰도록 락커룸에 열쇠가 없다. 이런 부분 개선일 필요하다.
오늘은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다. 구체적인 정보가 없다. 추측하거나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 경찰 결과를 보는 게 맞는 거 같다.
-감찰 대상은.
△감찰은 총리실 공직기강 관리부서에서 한다. 우리도 자체적으로 하려고 한다. 경비, 방호, 당직 등 모든 부분을 볼거다.
-이후 이뤄지는 즉시조치는.
△인사혁신처로부터 그 사항을 통보받고 저도 지시했고 장관님도 지시했다. 청사소장 주축으로 10개 정부청사 회의 통해 우리 매뉴얼 준수를 강조하고 자체점검을 실시토록 하고 있다. 인력도 보강한다. 출입관리자 이런부분 굉장히 신경써서 하고 있다. 현행 시스템 문제점은 제가 단장이 되는 관계부처 TF를 최대한 가동해 보완점 마련하겠다.
-당직 매뉴얼은 어떻게 운영되나.
△인사처에서 관리하는 매뉴얼이 있다. 종합당직실이 있고 개별부처대로 당직자가 또 있다. 당직근무 법령과 지침에 의거해 근무하게 돼 있다. 문단속 등 체크리스트가 다 있다.
-인사처로부터 사고 통보받은 시기는
△3월31일이다.
-문서보안관련..체점 성적과 관련된 민감한 자료인데 개별 비밀번호 설정했나.
△일반적으로 공문서 관리 매뉴얼이 있어 여러 가지 암호화 하도록돼 있다. 데이터 보안은 더 엄격하게 통합관리하고 있다. 이번에 대상이 된 문서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CCTV는 확인했나.
△정부청사는 외곽과 내부도 각층마다 CCTV가 설치돼 있다. 경찰 수사 중이어서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