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태현 기자
2016.02.02 11:02:16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로 홍역을 앓았던 국내 식품·외식업계가 이번에는 지카바이러스를 예의주시하고 나섰다.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가 또다시 소비 감소를 몰고 올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지카바이러스는 메르스와 달리 전염 경로가 제한적이라 국내까지 전파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2일 지카바이러스와 관련해 “지난해 있었던 메르스만큼 큰 파급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관련 동향을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메르스 때문에 큰 타격을 입었던 외식업계도 비슷한 반응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파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크게 걱정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혹시라도 모를 국내 감염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는 사람 간 감염이 없고, 국내 발병 확률이 낮아 식음료 업계도 상황을 보며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카바이러스는 모기를 통해 전파된다. 그것도 주로 브라질과 동남아시아 등지에 서식하는 이집트숲모기를 통해서 전파된다. 국내에 서식하는 흰줄숲모기도 옮길 수 있지만, 지금까지 국내 모기에서 지카바이러스가 확인된 적은 없다.
또 지카바이러스는 치료제나 예방 백신은 없으나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로 대부분 회복된다. 다만,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의 경우 태아가 소두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고 알려졌다.
식품·외식업계는 지카바이러스가 잠잠해질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는 않을 계획이다. 지난해 메르스 사태 때처럼 정부기관과 의료시설의 대응이 미흡하거나, 국내에서 지카바이러스가 확인될 경우 공포가 확산하며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메르스 때문에 식품·외식업계는 큰 타격을 받았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겪은 외식업계의 경우 지난해 5월 메르스 확산 시점 2주 만에 매출이 전주대비 38.5% 감소했다. 식품업계 매출도 같은 기간 8.3%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지카바이러스의 명확한 전염 경로와 전파 가능성 등이 논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영향력까지 논의하긴 이르다”면서 “앞으로의 국가적 대응이나 국민의 반응이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