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마약 적발 1500억..2004년 이후 최대

by하지나 기자
2015.02.05 11:00:00

필로폰 50.8kg 최대..중국·홍콩 등 주요 공급지
국제우편 통한 밀수 228건..전년대비 3배 증가
인천공항에 마약조사관실 신설..해외직구 밀반입 집중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지난 7월 26일 홍콩에서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한 승객의 여행용캐리어에 대한 X-레이 검사과정에서 이상음영을 발견하고, 서류가방에 은닉한 메트암페타민(필로폰) 6kg, 시가 180억원 상당을 적발했다.

지난 11월26일 태국에서 발송돼 인천공항 국제우편물류센터에 도착한 국제우편물에 대한 세관 X-레이 검사과정에서 이상음영을 발견하고 베이비파우더 통안에 은닉된 야바(YABA) 175정 (시가 875만원 상당)을 적발했다.

이처럼 마약류 적발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류가 최근 10년간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총 308건, 71.7kg, 시가 1500억원 가량의 마약류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과 비교해 각각 건수 21%, 중량 54%, 금액 62% 증가한 것이다.

▲최근 10년간 마약류 단속 실적(관세청 제공)
종류별로는 필로폰이 50.8kg (55건)으로 가장 많고, 합성대마 등 신종마약이 17.3kg(167건),대마가 2.7kg(66건)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필로폰의 경우 작년 한 해 50.8kg을 적발했는데, 이는 2004년 이후 최대 적발량으로서 국민 168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에 해당한다.

지난해 마약류 밀수에 나타난 주요 특징은 우선 국제범죄조직에 의한 필로폰 밀수가 대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약류 공급선이 다변화되어 밀수조직이 개입된 1kg이상 대형 필로폰 밀수는 총 8건, 47.8kg으로 필로폰 전체 압수량의 94%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홍콩 등 중국 동남부지역이 필로폰 주요 공급지로 급부상하고 있고, 멕시코발(發) 대형 밀수(15kg, 454억 원)도 적발된 바 있다.



또한 국제우편을 이용한 개인소비용 신종마약 밀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는 일반인들이 해외 사이트에서 개인소비목적으로 신종마약을 구입해 국제우편을 통해 배송받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우편 적발은 2013년 139건(11억원)에서 지난해 228건(33억원)으로 3배 가량 급증했다.

10대 청소년 마약류 밀수사범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최근 청소년들이 해외 인터넷 마약판매사이트에서 합법가장 광고에 현혹되거나 호기심에 신종마약을 구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1년 단 한차례도 없던 청소년 마약류 밀수가 지난해 10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관세청은 올해 초 인천공항에 마약조사관실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국제우편·특송 등 화물을 이용한 신종마약 밀반입을 차단하고 통제배달수사를 강화하는 등 해외직구로 반입되는 마약류에 집중하고, 기존 마약조사과는 항공여행자 이용 마약류 밀수단속에 집중키로 했다.

아울러 지방공항과 항만을 통한 우회밀수나 우리나라를 경유하는 중계밀수 등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김해공항에 마약전담조직 신설을 추진하는 등 지방공항·항만 마약단속체계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어 전 세계적인 신종마약류 확산추세에 대응해, 세계관세기구(WCO)와 합동으로 ‘글로벌 신종마약 합동단속작전’을 올해 하반기부터 실시할 계획이다.

관세청은 “정부 3.0시대에 걸맞게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국내 관련 기관과 소통·협력하고, 미국 마약단속청 등 해외 단속기관과도 정보협력을 강화해 마약청정국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