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1.09.28 16:12:54
LG화학 독점공급 깨져..연말 출시 '탐'에 SK이노베이션 채택
'14년이후 쏘울 후속 전기차나 '15년 현대차 전기차 세단 두고 경쟁 치열
배터리제어시스템은 현대기아차가 직접 개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LG화학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팩을 포함한 리튬이온 배터리가 현대·기아차그룹 차에 본격적으로 탑재된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카에는 LG화학(051910)의 배터리가 탑재돼 왔지만, 연말 출시되는 기아차의 소형 박스카 '탐(TAM)'에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
이로써 국내 최대, 글로벌 5위 수준인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배터리 시장을 두고 LG화학의 독점체제가 깨졌으며, 2014년 이후 대중적인 전기차 출시에 맞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기상 현대차그룹 연구개발본부 상무(환경차시스템개발실장)는 28일 광주에서 열린 '그린카 심포지움'에서 "고전압 배터리는 모터, 인버터와 함께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등의 핵심부품"이라면서 "주요 부품은 한 곳에서 공급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LG 화학과 자동차용 배터리를 개발했듯이 SK와도 동일한 차원에서 공동개발하고 있다"면서 "연말 출시되는 기아 전기차 '탐'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가 들어가며, 2000대 정도 공급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지금까지 LG화학으로부터 배터리 셀을 공급받아 관계사 'HL 그린파워'를 통해 배터리 팩을 공급받아 왔다. 'HL 그린파워'는 지난 해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합작해 만든 기업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에 배터리 팩을 공급하고 있다.
이 상무는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가 생각보다 잘 팔려 'HL 그린파워'에서 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일단 '탐'에는 SK 것이 들어가고, 2014년 상반기 일반인을 상대로 첫 출시되는 기아 전기차인 쏘울 후속 준중형차나 2015년 하반기 출시되는 현대 준중형 전기차 세단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것 중 어느 것을 탑재할 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현대기아차 또다른 임원은 "현재 자동차 배터리 가격은 2000~2500만원 정도이나 경쟁이 붙으면서 점차 더 저렴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기상 상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2~3년 내에 치킨 게임에 돌입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다만 배터리는 친환경차의 핵심 부품인 만큼 현대·기아차 차원에서 기술 리더십을 갖겠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최근 제이디파워사의 친환경차 시장 전망을 보면 2015년도 하이브리드카는 215만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3.1%에 불과하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0.3%~0.5%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배터리 회사들은 감가상각을 맞추기 위해 막대한 물량의 선투자를 해 둔 상태여서 2~3년 안에 치킨 게임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하지만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고전압 배터리는 (시장 전망과 무관하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스마트폰으로 당황했던 휴대폰 회사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상 상무는 "도요타는 배터리 자회사가 있지만 지능형 배터리는 자사 내부에서 개발하고 생산까지 맡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도 배터리제어시스템(BMS)은 하고 있지만, 도요타의 방향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하며, 배터리 분야의 기술 리더십을 강조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