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생각]①미디어 산업의 DT…“What 보다 How가 중요”

by이윤화 기자
2020.12.28 11:00:00

지상 강의 : ‘디지털 대전환’ 5강 미디어
디지털 기술 결합·대전환 영향 가장 큰 산업 중 하나 '미디어'
SNS에서 뉴스 보고 유튜브로 글로벌 아티스트 만나는 시대
미디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달 아닌 소통해야 생존해



산업 전방위적으로 디지털 기술 기반의 혁신이 일상화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우리 일상과 사회를 넘어 기업의 변혁을 더욱 가속화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디지털 기술을 사회 전반에 적용해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하는 것을 말한다. 디지털 대전환에서는 디지털이 어떻게 산업 구조를 변화시키고 기업의 사업 전략에 영향을 주는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기업과 개인의 구체적인 전략과 실행 체계, 변화관리 방안을 다룬다.

25년간 기업의 사업 현장에서 디지털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을 추진해온 사업 전략가. 디지털 기술 관련 도서를 50여 권 집필한 저자이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중요성과 추진 방안에 대해 설파하는 강사. ABCDI(AI, Block chain, Cloud, Data, IoT) 기술 기반의 비즈니스 혁신과 전략 전문가.

IT 전문가인 김지현 강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지상 강연 ‘디지털 대전환 : 미디어’ 편을 강의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
[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이윤화 기자]“신문 발행 부수와 구독률, TV 시청률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뉴스를 소비하고 24시간 미디어 콘텐츠를 향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공연 시장이 어렵다지만 방탄소년단(BTS)은 글로벌 팬들과 소통하며 오히려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있죠. 모두 ‘미디어 산업의 디지털 혁신’ 덕분입니다.”

‘위대한 생각 : 디지털 대전환’ 다섯 번째 강연의 주제는 미디어 산업의 디지털 혁신이다. IT 전문가인 김지현 강사는 “미디어 산업은 디지털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산업군 중 하나”라며 “IT 기술 기반의 미디어 콘텐츠 제작자와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으로 무엇을 보느냐 보다도 어떻게 보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미디어별 뉴스 이용률 추이(사진=문승용 기자)
미디어 산업의 디지털화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뉴스를 소비하는 플랫폼의 변화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최근 8년간 미디어별 뉴스 이용률 추이’ 자료에 따르면 뉴스 소비 패턴이 신문, TV, 라디오, 잡지 등 매스 미디어(전통 대중매체)에서 포털, 메신저 등으로 급격히 변화했음을 알 수 있다. 모바일 인터넷을 통한 뉴스 이용은 2011년 19.5%에서 2018년 80.8%로 최근 8년 새 4배 이상 증가했다. 메신저 서비스 뉴스 이용도 2018년 18.5%로 전년에 비해 5.2%p 증가했다. 반면, 전통 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종이신문은 2011년 44.6%에서 2018년 18.5%로 26.1%p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뉴스에 비해 전통 매체의 영향력이 컸던 예능이나 공연 등 연예·문화 관련 콘텐츠 소비 환경 역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언택트(Untact·비대면) 바람을 타고 급변하고 있다. 글로벌 아티스트 BTS를 만들어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IT 자회사 ‘비엔엑스(beNX)’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플랫폼인 ‘위버스’(Weverse)가 대표적이다. 빅히트는 최근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에서도 위버스로 방탄소년단의 유료 온라인 콘서트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모바일인덱스가 국내 안드로이드·iOS 사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빅히트의 엔터 플랫폼 ‘위버스’는 이용자 체류 시간, 이탈률 등 충성도 지표에서 기존 강자인 브이라이브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강사는 “빅히트가 트위치, 유튜브, 네이버TV 아닌 자체 플랫폼인 위버스를 만든 이유는 팬들에게 더 나은 라이브 콘서트를 제공하기 위함이었으나 이를 통해 플랫폼 수수료는 절감하고 다양한 콘텐츠와 굿즈를 비롯한 커머스 분야까지 무한정 확장할 수 있는 제2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싸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글로벌 확산 과정.(자료=트리움)
그렇다면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 환경은 무엇이 다르고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까. 김 강사는 우선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예로 들어 대중 미디어와 신규 플랫폼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했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수십억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빌보드 핫 100 차트 7주 연속 2위에 랭크되는 등 톱10 차트에만 12번 오른 바 있다.

‘강남스타일’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3단계의 신규 플랫폼 특수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선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를 홍보해주는 유명인사(셀러브리티)들이 있어 가능했다.

이렇듯 기존 매스 미디어는 콘텐츠를 독점적으로 생산하고 일방적으로 전달했다면, 온라인 미디어는 ‘오마이뉴스’와 같이 뉴스 소비 주체도 콘텐츠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 소셜 미디어는 온라인 미디어 생산자 역할을 넘어 콘텐츠를 유통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콘텐츠 유통 방식도 주변 지인의 SNS,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등 좀 더 세밀한 타깃팅이 가능해졌고, 보다 장기적인 노출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됐다.

미디어 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면서 인접 산업인 광고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파워 유튜버’ 등 인플루언서가 등장하고 광고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 일례다.

구글이 새로 론칭한 상품의 동영상 광고는 스펙터클한 콘텐츠는 물론 소비자가 직접 광고에 대한 추가 정보를 찾아보게 만들고 댓글을 달아 피드백까지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값비싼 광고비를 내면 15~30초 남짓한 시간 동안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전달하던 기존 TV 광고와 달리 타깃팅이 명확한 광고를 만들고 소비자들의 피드백까지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0분이 넘는 긴 호흡의 광고도 등장했는데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고, 브랜드의 가치나 추구하는 모습 등이 연속적으로 기록돼 파악할 수 있다.

김 강사는 “유튜브를 비롯한 신규 플랫폼은 매스 미디어와는 밸류 체인(가치 사슬)이 다르다”면서 “기존 미디어는 편집권을 가진 특정 집단이 한정된 콘텐츠를 일정한 시간 동안 특정 플랫폼을 통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었다면, 신규 미디어와 플랫폼은 불특정 다수에 의해 소비되고 공유되면서 더 긴 시간동안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IT 전문가인 김지현 강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지상 강연 ‘디지털 대전환 : 미디어’ 편을 강의하고 있다.(사진=김태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