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20.07.17 11:03:56
이대목동병원 가족암케어센터 개소, 가족력·유전자 검사로 유전암 조기 진단
암 환자 치료 위해 암 전문의 ‘다학제 진료’ 실시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세계적인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할머니와 어머니, 이모 등 가까운 가족들이 모두 유방암과 난소암으로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BRCA’(Breast Cancer) 유전자 검사 결과 유전자 변이를 확인한 졸리는 2013년 유방 절제술에 이어 2015년 난소 절제술을 받았다. 졸리가 ‘예방적 절제’를 선택한 것은 가족력과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특정 변이 유전자가 가족력으로 이어져 발병하는 ‘유전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의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졸리처럼 BRCA 유전자를 보유한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유방암, 난소암에 걸릴 확률이 5배 이상 높다.
우리나라는 세계 184개국 중 대장암 발병률 1위다. 대장암 발병의 2~5%는 유전성이 차지하는데, 특히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유전 질환인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린치증후군)’은 다른 대장암에 비해 젊은 나이에 발생한다. 린치증후군은 자궁암, 위암, 소장암 등 이차암을 일으켜 예후도 좋지 않다. 린치증후군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지고 태어난 환자가 일생 동안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최대 90%에 달해 식습관 및 생활습관 관리를 통한 예방이 필수적이다.
이처럼 유방암, 대장암 등에서 흔히 발견되는 ‘유전성 암’은 다른 암에 비해 젊은 연령층에 발병하고 다른 장기의 암도 함께 발생시키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특히 가족 중 암 환자가 있으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16일 문을 연 이대목동병원 가족암케어센터는 더욱 체계적인 암 환자 및 가족 관리를 제공한다. 유전자 변이가 드러난 암 환자 가족 전원을 대상으로 가족력과 유전자 검사를 실시해 암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고 실제적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돕는다. 만약 질병이 발견되면 즉시 치료에 들어가고, 당장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추적 관리한다.
이미 암이 발병한 환자의 경우에도 또 다른 암이 발생하는 ‘이차암’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검진을 제공한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골다공증 등 동반 질환을 관리하고 금연클리닉, 운동 및 영양 관리 등을 통해 생활 습관도 관리한다.
더욱 철저한 진단 및 관리를 위해 이대목동병원 가족암케어센터는 다양한 분야 암 전문의가 한자리에 모여 협의하는 ‘다학제 진료’를 통해 유전암 관련 다양한 치료법을 도입했다. 가정의학과 이상화 교수(센터장)를 비롯해 진단검사의학과 허정원 교수, 혈액종양내과 조정민 교수, 유방암·갑상선암센터 우주현 교수, 소화기내과 문창모 교수, 비뇨의학과 류호영 교수, 부인종양센터 김미경 교수 등이 참여한다.
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은 “이대목동병원은 유방암, 난소암 갑상선암 등 암 치료 분야에 특화됐는데 이런 암은 가족력에 따라 유전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병원의 장점을 살려 선제적 진료 및 대응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화 가족암케어센터장(가정의학과)은 “가족 중 암 환자가 있으면 본인도 암에 걸릴까봐 매우 두려워하면서도 대응 방법을 몰라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며 ”가족암케어센터는 환자와 가족들이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