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던 철강·알루미늄이 유럽으로?"…EU도 장벽 높인다

by정다슬 기자
2025.03.18 09:23:41

EU "美 알루미늄·철강 관세로 무역전환 상당한 위협 발생"
알루미늄·철강 쿼터제 실시…용해 및 주조 기준 강화
철스크랩 관세부과도 검토…철스크랩 세계 2위 수입국 韓에 영향가나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집행위원장과 2020년 1월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회담을 가지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산 알루미늄·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한 것과 대응해 유럽연합(EU) 역시 EU 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럽위원회는 오는 19일 EU의 알루미늄·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철강 및 금속 행동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 계획에서 EU는 미국의 관세조치 이후 EU에 반입되는 알루미늄 수입이 급격히 증가했는지 확인하는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입산 알루미늄 증가가 확인되면 대응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FT가 입수한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EU는 “지난 12일 미국이 부과한 관세로 여러 지역에서 무역전환의 상당한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는 높은 에너지 가격, 침체된 수요, 저렴한 수입품으로 타격 입은 산업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12일 미국이 부과한 관세로 여러 지역에서 무역전환의 상당한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높은 에너지 가격, 침체된 수요, 저렴한 수입품으로 타격 입은 산업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EU 내 알루미늄 생산업체가 “지난 10년 동안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EU 경제권에 속하지 않는 EU 주요 알루미늄 수출국은 아랍에미리트(UAE), 러시아, 인도이다. 아울러 EU는 2026년 말까지 러시아에서의 알루미늄 수입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기로 했다.

FT는 EU는 알루미늄 수입 증가에 대한 대응책으로 2018년 특정 할당량(쿼터)을 넘어선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같은 조치를 실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철강에 대한 관세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이 2018년 철강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자, EU는 자국 철강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할당량을 넘어선 수입품에 25%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이 조치는 2021년 종료예정이었으나 2024년 6월 연장됐고 최근 2026년 6월까지 추가 연장됐다. 로이터는 올해 3분기까지 유럽위원회가 이중관세 기반의 무역조치를 새롭게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다른 국가들이 미국이 차단한 중국산 철강을 막기 위해 관세 장벽을 높이면서 이 산업에 대한 압력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EU가 철강에 대한 “세계적 과잉 생산 능력의 주요 수용지”가 될 수 있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제 3국을 이용해 철강규제를 우회하는 것을 막기 위한 ‘용해 및 주조 규칙’을 도입해 EU산 철강에 대한 기준을 높인다. 미국처럼 용해와 주조는 EU 내에서 이뤄져야 EU산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럽위원회는 올해 3분기 중 철스크랩 수출에 대한 관세 부과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EU의 철스크랩 수출이 최근 몇 년동안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게 됐으며 이로 인해 철강 제조업체들은 원자재 부족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는 튀르키예에 이어 세게 2위 철스크랩 수입국인 만큼 EU의 이같은 조치는 원자재 조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유럽위원회는 EU의 철스크랩 수출을 제한하는 국가에 대해 상호 금지 조치를 취하는 계획도 고려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탈탄소화를 촉진하기 위한 계획도 들어간다. 유럽위원회는 회원국들이 중공업에 대한 에너지 세금을 인하하고 수소 분야에 대한 보조금을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FT는 “유럽위원회가 조달 규정을 변경하고 다양한 산업 제품에 대한 복원력 및 지속가능성 기준을 설정해 고객들이 기존 공급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친환경 철강을 구매하도록 장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