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부담, 1년새 주요국보다 세 배 커져..'가격 하락' 위험 높아졌다
by최정희 기자
2021.06.22 11:00:00
한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1년새 12% 올라
한은 "서울 등 집값 고평가됐다"
최악의 경우 집값 1% 가까이 하락 위험 있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우리나라의 집값 부담(소득 대비 주택 가격비율)이 다른 나라보다 세 배 가량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고평가됐다며 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2일 이 같은 내용의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의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2월 100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전국 아파트 가격은 올 5월 현재 KB국민은행 시세 기준으로 118.3(한국부동산원 기준 113.6)을 기록, 1년 만에 18.3% 상승했다. 코스피 지수는 47.6%나 올랐고 비트코인은 무려 531.5% 급등했다.
자산 시장 전반에 위험선호 성향이 강화된 영향이다. 특히 한은은 주택가격이 고평가됐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을 2019년 4분기 100으로 놓고 봤을 때 우리나라는 2020년 4분기 112.7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 영국, 일본, 호주, 캐나다, 스페인 등 총 11개국의 평균 PIR 104.2에 비해 집값 부담이 세 배 가량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한은은 “장기추세선보다 가격이 더 올라가 있고 소득대비 주택비율 등 주요 통계 지표를 통해 평가할 경우 서울 지역 중심으로 고평가됐다”고 말했다.
집값 고평가는 대내외 충격이 가해질 경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한은은 금융위기 수준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확률은 5%에 불과하지만 실제 집값 하락이 발생할 경우 작년 1분기때 예상되는 하락률은 0.2%에 불과했던 반면 올 1분기에는 0.9%로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높아진 소득 대비 주택 가격 수준이, 중장기적으로는 누적된 신용레버리지가 주택 가격 상승률의 하방 압력으로 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즉, 주택 가격이 오르고 높아진 주택 가격에 맞춰 관련 대출도 증가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집값 하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한은은 비트코인 등 암호자산에 대해선 가격 급상승을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식의 배당수익률 프리미엄이 국채(무위험자산) 대비 5~6%포인트로 과거 대비 낮은 데도 주식 등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진 반면 주당순이익비율(PER)은 여전히 주요국보다 낮다고 평가했다. 회사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장기 평균을 하회해 채권 투자의 위험선호 심리도 과거보다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자산 투자는 개별 경제활동에 속하지만 그 집합적 결과가 금융안정과 거시경제에 영향을 주는 만큼 민간신용 확대와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금융불균형 누증에 대해 지속적으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