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發 격동의 시대…전향 고민하고 보수 줄대기 시작했다"
by이정훈 기자
2021.06.11 12:28:35
`88만원 세대` 쓴 진보 경제학자 우석훈 교수, 페북에 글
"MB 대통령 당선보다 더 큰 변화 올 것…격동의 시대 돼"
"논리적 생각하고 움직이려 한 이준석, 애초 게임 안됐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미 전향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되면서 (정치적 이념에서의) 전향을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보다 더 큰 변화가 생기는 격동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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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인 ‘88만원 세대’ 저자로 유명한 진보 경제학자인 우석훈 성결대 교수는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준석이 당대표가 됐다”고 운을 떼면서 “격동의 시대가 됐고, 과거 MB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더 큰 변화가 올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MB 때에는 전향을 고민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요즘은 그보다는 더 많은 것 같다”며 “아마 그보다 더 큰 변화가 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 근처에서는 얼마 전부터 보험 차원에서라도 보수 쪽 인사들에게 줄대고 인사하기가 벌써 시작된 걸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우 교수는 “이게 애당초 게임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며 “이준석이 맘에 들든 맘에 안 들든, 그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한 거의 여권 최초의 인사”라고 했다.
또 “이준석 앞에 있던, 그야말로 박정희 시절부터 이준석 전임자들은 다 정서적으로 얘기하고 감정에 호소하려고 해 ‘절 찍어주시면 대통령 되겠습니다’와 같은 스타일로 얘기했다”면서 “(반면) 이준석은 후보가 누가 되든, 룰에 대해서 얘기를 했고, ‘이놈 민다’, ‘저놈 민다’, ‘아니다 내가 한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은 최초의 보수 정치인”이라고도 했다.
우 교수는 “그 반대편은 어느덧 정서로 정치를 하는 집단이 됐다”며 “YS(김영삼 전 대통령) 역풍을 만든 ‘우리가 남이가’, 이게 민주당을 대표하는 문장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팬데믹 시대, 우리가 남이가, 이런 게 안 먹힌다”며 “서로 다른 남들이 국가라는 공동의 장치를 공유하면서 한 사회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 이게 정치”라고 말했다.
그는 “새 시대가 온다. 물론 내가 사랑하지 않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전향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오늘부터는 진지하게 행동을 고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논리와 감정의 전투, 익숙하지 않은 이 전선은 오늘부터 한국의 표준 전선이 됐다”며 “감정이 무서운 것은, 내려놓을 수가 없다는 것이고 그래서 논리와 부딪히면 이기기가 어려운 것이 선진국인데, 이준석은 선진국으로 갔고 많은 사람들은 80년대에서 아직 나오지를 못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