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스티벌] 우리 개는 안 물어요? 착각 속 개 물림 사고 증가
by김수연 기자
2019.07.10 10:17:36
안 문다지만 개 물림 사고 매년 증가세
사회화되지 못한 강아지, 칭찬만 하는 교육 방식 문제
반려견 교육, 선택이 아닌 필수
[이데일리 김수연 PD] 반려동물 천만 시대다. 1인 가구 증가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 성장을 더욱 가속화했다. 오죽했으면 ‘펫코노미’펫(Pet)과 경제(Economy)란 신조어까지 생겨 나겠는가.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지만 주위 환경이나 시간에 쫓겨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람이 키우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사진, 동영상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우린 이들을 ‘랜선 집사’, ‘뷰니멀족(viewnimal族)’이라 부른다. 이데일리는 이러한 랜선집사들을 위해 동물들의 다양한 영상을 다룬 ‘펫스티벌’을 선보인다. ‘펫스티벌’은 매주 수요일 다양한 동물 영상을 업로드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견주들이 늘 하는 이야기가 있다. “우리 개는 안 물어요”
그러나 그 이야기와 현실은 아주 다르다.
지난달 21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3살배기 아이가 개에 물려 끌려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개 주인이 목줄을 잡고 있었음에도 개는 아이를 물고 놓지 않아 아이는 허벅지에 흉터가 남을 정도로 크게 다쳤다. 뒤늦게 드러났지만, 부산에서 탈출한 폭스테리어가 초등학생 3명에게 달려들어 2명이 다친 일도 있었다.
갑자기 목줄이 풀린 말라뮤트가 초등학생을 물어 상처를 입힌 일도 있다. 이 사고로 남자아이는 얼굴과 머리 등이 4cm 정도 찢어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바 있다.
4월에는 부산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30대 남성이 대형견 올드 잉글리쉬 쉽독에게 신체 중요 부위를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경기도 안성에서는 60대 여성이 산책 중 도사견에 물려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개 물림 사고가 2천여 건이 넘게 발생한다(신고 기준). 신고 안 되는 것까지 합치면 한 4천 건 이상이 되리라 추정된다. 2천여 건만 잡아도 하루에 6건 이상 개 물림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개 물림 사고로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는 6,883명에 이른다. 2015년 1,842건, 2016년 2,111건, 2017년 2,405건 등 매년 증가세다.
견주는 안 문다고 하지만 개 물림 사고는 왜 이렇게 자주 발생할까?
이는 강아지가 사회화를 겪지 못하고 입양되는 현실에서 시작한다. 강아지가 어릴수록 예쁘고 귀여워 잘 팔리기 때문에 어릴 때 개 농장과 애견숍에서 데리고 와서 판매한다.
또 강아지를 안쓰럽게 여기고 훈육보다 칭찬만 하려는 잘못된 반려견 교육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잘못된 반려견 교육은 개의 본능을 강화하는 부작용을 낳고, 개 물림 사고의 증가로 이어진다.
개는 위험을 느꼈을 때와 사냥 본능이 발생했을 때 사람을 문다. 사람 손에서 자라 먹을 것이 많은 개들이 ‘잡아먹기 위해’ 무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서 ‘사회화 훈련’만 잘 되어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결국은 견주의 교육이 필요하다.
독일에서는 민간 동물보호소에서 동물을 입양 받을 때 시험을 치르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미국은 개와 견주가 함께 교육을 받는 프로그램이 1989년대부터 보편화 돼 있다. 세계적인 애견 협회인 AKC(American Kennel Club)에서 제공하는 단계별 교육에 따라 훈련을 받고 시험을 받는다. 교육을 받는 개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 시 대처법, 산책 교육, 다른 개에 대한 인사 방법 등 다양한 교육 등을 통해 사람과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우리도 지속적인 관리와 교육을 통해 반려인이 펫티켓(애완동물을 기를 때 지켜야 할 공공 예절)을 가져야 한다. 반려견 교육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