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뒷심 부족..부양책 불구 1100선 후퇴(마감)

by김경민 기자
2008.10.21 16:07:07

건설·금융업 상승..신뢰회복엔 한계
프로그램 3400억원 쏟아지며 지수 압박

[이데일리 김경민기자] 21일 코스피시장은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또다시 1200선 아래로 밀려났다. 개장초 123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며 되밀렸다.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함께 국내서도 부동산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면서 이틀 연속 반등을 노려봤지만 결국 무산됐다. 밤 사이 미국에서는 라이보(런던은행간금리)가 엿새째 하락을 이어가며 달러 자금경색 완화 신호를 보냈고, 9월 경기선행지수도 예상밖 상승했다.

여기에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가세해 뉴욕증시 급반등을 이끌어냈고, 이에 힘입어 코스피도 한 때 1230선을 회복했고, 일본, 대만 등 여타 아시아 증시도 오름세를 탔다. 

오후들어 실물경제 악영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을 압박하며 코스피는 결국 마이너스권으로 후퇴했다. 프로그램이 3400억원 이상 순매도해 부담을 가중시켰다.

결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11.53포인트(0.95%) 떨어진 1196.10을 기록하며 하룻만에 1200선을 밑돌았다.

외국인은 종일 순매수를 유지하다 장 막판 1억원 순매도로 마감했다. 투신이 1434억원 순매도하는 등 기관은 1395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연기금이 435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방어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개인은 1209억원 순수하게 샀다.

부동산 대책 기대감으로 건설업, 금융업 등이 올랐으나 대부분 업종은 하락했다. 의약품이 5% 이상 급락했고, 증권, 운수장비, 철강금속, 유통업, 비금속광물업종 등이 2% 이상 내렸다.

시총 상위주들도 혼조세를 보였다. 삼성전자(005930),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 대형 IT주들이 일제히 내렸고, 포스코(005490), 현대차 등도 하락했다.



그동안 경기방어주로 꼽히며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던 SK텔레콤(017670), KT&G, KT 등도 나란히 내림세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전력(015760), LG, S-Oil 등은 올랐다.

두드러진 상승폭을 보였던 것은 건설주와 은행주. 이날 오후 발표될 부동산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자금경색 우려에 따른 낙폭을 만회하려 노력했다.

현대산업이 4% 이상 올랐고, 현대건설, 성원건설, 중앙건설, 동양건설 등이 고르게 올랐다. 신한지주(055550),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도 나란히 상승했다.

유진투자증권이 매각작업 지연 우려로 11% 가까이 추락했고, 현대증권은 외국계 증권의 혹평으로 12% 이상 급락하는 등 증권주들도 줄줄이 하락했다. HMC증권, 교보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모두 5~7% 내렸다.

대우조선 인수에 유력해지며 재무적 부담과 불확실성이 제기돼 연일 하락했던 한화그룹계열사들은 정치권에서 입찰자격 논란이 불거지자 오히려 오름세를 보였다. 한화를 비롯해 한화석화, 한화손해보험 등은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화증권은 3% 이상 하락했다.

신세계는 정부가 보유중인 신세계 지분을 현물 출자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에 5% 이상 하락했다.

이날 상승종목은 7개의 상한가를 포함해 325개였으며, 하락종목은 496개, 이 가운데 하한가가 7개였다. 거래량은 3억8001만주, 거래대금은 4조6634억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