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리비전A 식별번호 어찌하오리?"

by박지환 기자
2007.08.30 16:28:34

유영환 장관 내정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고충 내비쳐
서비스 이용자의 편의와 정책 번호 고려해 결정 방침

[이데일리 박지환기자] 화상통화가 가능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EVDO-리비전 A'의 식별번호 부여 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EVDO-리비전A는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기존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에서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해 화상통화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로 분류된다.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 내정자는 30일 개최된 국회 과기정위 인사청문회에서 “EVDO 리비전 A 서비스 이용자들의 편익과 정통부의 번호통합정책 사이에서 고민”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정통부는 LG텔레콤(032640)이 9월말 EVDO 리비전 A 서비스 개시한다고 밝힌 만큼 식별번호와 관련된 정책방향을 조만간 밝혀야 한다.

정통부가 고민스러운 이유는 010식별번호를 부여하자니 소비자의 불편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011이나 019 등 기존 01X 식별번호 부여 결정을 쉽사리 내릴 수도 없다. 그동안 정통부가 야심차게 추진해온 010 번호통합 정책의 궤에서 스스로 벗어나게 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칫 ‘특정 업체 편들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결정이 더욱 조심스럽다.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LG텔레콤과 SK텔레콤(017670)은 손을 잡고 01X 식별번호 부여를 주장하고 있고 KTF가 010 식별번호 부여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등 업체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다.

LG텔레콤과 SK텔레콤의 경우 리비전A 식별번호로 010 부여될 경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희망 고객들 가운데 기존 식별번호 유지를 원하는 이용자들도 010으로 번호를 이동해야 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가입자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SK텔레콤은 010 대신 기존 01X 번호를 허용받을 경우 011, 017 프리미엄을 3세대 서비스에서도 누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3세대 서비스인 WCDMA 서비스인 '쇼'에 올인,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추월한다는 목표를 세운 KTF(032390)는 01X 식별번호가 허용될 경우 SK텔레콤 고객을 끌어들이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유영환 장관 내정자는 이 문제와 관련 “기존 서비스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 편의와 정부의 번호 정책을 고려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