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양미영 기자
2004.09.17 16:47:32
[edaily 양미영기자] `오르지 못하면 내린다`는 증시 속성처럼 지수는 겸허히 한발 물러섰다. 850선에서의 지루한 횡보에서 지수는 쉽게 밀리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상승탄력 역시 키우지 못했다. 딱히 악재요인이 없는 가운데 외국인과 IT주에 이어 프로그램 매매까지 등을 돌린 이유다.
주말을 앞둔 시장은 내심 불안하다. 기대했던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효과는 이미 소진되는 모습을 보였고, 외국인이 사흘연속 매도한 것은 7월초 이후 두달여만이다. 미국 FOMC 회의를 앞두고 뉴욕증시에 대한 전망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연속성은 다음주에 확인해야 하지만 불확실성 앞에서는 일단 후퇴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판단이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일단 내주 FOMC 회의가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본다"며 "850선에 대한 부담도 여전히 남아있어 과열해소 과정도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급 측면에서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후 외국인이 시초가에서 물량을 털어냈는데 이같은 패턴이 이어질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주 이후 추석연휴가 이어지면서 9월 장세는 일찌감치 마무리된다. 10월이 되면 일단 3분기 어닝장세를 준비해야 한다. 온갖 기대와 걱정이 난무했던 3분기 실적들을 눈으로 확인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는 것이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위원은 "시장이 일단 조정국면에 진입한 것 같다"며 "별다른 악재없이 자연스러운 조정이 이어졌는데 850선 이상은 부담이라는 그림을 뚜렷하게 그린 것"으로 평가했다.
그는 "10월은 어닝시즌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며 "최근 어닝에 대한 기대로 올랐던 종목들은 현실과의 괴리를 좁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결정을 끝으로 상승 모멘텀은 다소 희석되는 반면 단기급등에 대한 조정은 아직 미진하다는 평가다. 또 캐리수익을 챙길 수 있는 채권과 달리 휴일의 불확실성만을 등에 져야하는 주식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추석전에 이익실현을 한 후 새롭게 10월을 맞이하고픈 심리도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추가조정 여부는 내주 변수들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오현석 위원은 "그동안 많이 오르는 동안에 간과했던 변수들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시장이 너무 호재에만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지적했다.
류 위원은 "다만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실적 둔화에 대해 시장이 인지하고 있고 미국 지표들도 혼조세를 보여 추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