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 반복땐 ‘시장 퇴출’…등록 취소·영업정지 초강수”
by강신우 기자
2026.04.24 06:22:44
공정위 ‘반복담합 근절방안’ 발표
영업정지·등록취소, 사업매각까지 ‘검토’
5년~10년내 재발시 리니언시 혜택 축소
10년내 1회 담합 반복땐 과징금 두배로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하상렬 기자] 담합과의 전쟁을 치르는 정부가 반복적인 행위에 대해 ‘시장 퇴출’ 카드까지 꺼냈다.
과징금 중심의 경제적 제재만으로는 고질적인 카르텔을 끊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반복적으로 담합을 저지르는 사업자에 대해 영업정지부터 등록취소까지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고강도 제재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업 매각 등 구조적인 제재 가능성도 열어두며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복담합 근절방안’을 발표했다. 주 위원장은 “담합 등 중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기업분할, 지분매각, 사업매각 등 강력한 구조적 조치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최근 설탕·인쇄용지 등 주요 산업에서 동일 사업자의 담합이 반복되자 담합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 마련됐다. 공정위는 이날 한솔제지 등 인쇄용지 가격 담합업체 6곳에 업계 최고 수준의 과징금인 3383억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등록·허가 업종에서 일정 기간 내 담합을 반복할 경우 공정위가 소관 부처에 영업정지나 등록취소를 요청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한다. 건설산업기본법, 공인중개사법 등 기존 사례를 참고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건설산업기본법은 담합으로 9년 이내 2차례 이상 과징금 처분을 받을 경우 건설업 등록을 말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공인중개사법 역시 2년 내 2회 이상 위반 시 중개사무소 등록 취소가 가능하다.
공정위는 이 같은 사례를 토대로 사업자가 일정 기간 내(5년간 2회) 담합을 반복할 경우, 소관 부처 장관에게 등록취소나 영업정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제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담합을 주도한 임원에 대해 해임·직무정지를 명령할 수 있는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담합을 가능하게 하는 기업 간 인적 네트워크를 차단해 재발을 막겠다는 취지다.
공정위는 제3자에 사업 매각 명령 등 ‘구조적 조치’ 도입 가능성도 열어뒀다. 공정위 관계자는 “사업 구조를 직접적으로 손보는 다양한 방식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인 도입 방식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자진신고(리니언시) 감면 혜택도 축소된다. 현재는 담합 적발 후 5년 이내 재발 시 감면 혜택을 박탈하는데, 앞으로는 5년 이후 10년 이내 재발한 경우에도 감경 수준을 절반으로 줄인다. 예컨대 1순위 신고자의 과징금 면제는 50% 감경으로, 2순위는 25% 감경으로 낮아진다.
과징금도 대폭 강화된다. 앞으로는 10년 내 단 1회만 담합을 반복해도 과징금을 100% 가중한다. 기존에는 5년간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80%까지 가중됐지만, 앞으로는 재범 시 과징금 액수가 두 배로 높아지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