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걱정 노"…OPEC, 석유 수요 상향 배짱 보고서 낸 이유는

by양지윤 기자
2024.09.25 11:06:32

OPEC, 중장기 석유 수요 대폭 상향
영국 BP "2050년 수요 감소" 전망과 정반대
"내연차 점유율 70% 전망"
선진국 줄어도 인도·중국·아프리카, 수요 탄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산유국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중장기 석유 수요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인도와 아프리카, 중동의 석유 소비 증가와 전기차 판매 부진을 수요 전망을 밝게 본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28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본부 밖에 석유수출국기구 로고가 보인다.(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OPEC이 발표한 2024년 세계 석유 전망에 따르면 세계 석유 수요는 오는 2045년까지 하루 1억1890만 배럴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보고서보다 약 290만 배럴 상향 조정된 규모다.

2050년에는 1억2010만배럴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이는 업계 예상보다 더 높은 수치다. 영국 석유 대기업 BP는 석유 수요가 내년에 정점을 찍고 2050년 하루 7500만 배럴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 수요 전망이 업계와 정반대인 셈이다.

OPEC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로 경제 상황이 지난해보다 개선되고 있다”며 중기 수요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오는 2028년 세계 수요 전망은 일평균 1억1100만배럴로, 지난해 전망에서 80만배럴 상향했다.



2029년 석유 수요는 1억1230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같은 해 1억560만 배럴로 수요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6월 발표 전망치보다 600만 배럴 이상 높은 수준이다.

OPEC은 자동차 판매와 관련해서는 전기차 점유율이 확대하더라도 2050년 내연기관 차량이 세계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석유 소비는 역성장 할 것으로 내다봤다. 2050년 3560만 배럴로 지난해에 견줘 22% 감소할 것으로 봤다.

반면 인도와 중국, 아프리카 등 OECD 비(非) 회원국들은 석유 수요가 탄탄할 것으로 예측했다. OECD 비 회원국들의 2050년 석유 수요는 8460만배럴로, 지난해보다 49%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인도의 경우 같은 기간 석유 소비가 2.5배 늘어난 1330만배럴에 이르며 수요의 견인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탐 알 가이스 OPEC 사무총장은 “석유 수요의 정점은 가까운 장래에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인구 증가, 중산층 증가, 도시화로 인해 개발도상국에 미래 에너지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