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가족경영 탈피…윤송이·김택헌 해외사업 손뗐다

by김가은 기자
2024.08.12 12:13:49

엔씨소프트, 미국·일본 등 해외법인 인사개편 단행
윤송이 사장·김택헌 수석부사장 경영 일선서 물러나
엔씨아메리카 대표 내정자에 진정희 펄어비스 전 대표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경영 쇄신작업에 올인하고 있는 엔씨소프트(036570)가 가족경영 체제에서 벗어난다. 윤송이 엔씨웨스트 대표와 김택헌 수석부사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외부 전문가를 영입했다. 윤송이 대표는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직만 유지하기로 했다.

(왼쪽부터)윤송이 엔씨문화재단 이사장, 진정희 신임 엔씨아메리카 대표 내정자(사진=엔씨소프트)
12일 엔씨에 따르면 창업자 김택진 대표의 배우자인 윤송이 대표는 지난 1월 최고전략책임자(CSO) 직을 내려놓은 데 이어 북미사업을 책임져 온 엔씨웨스트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앞으로는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으로서 더 적극적인 사회 공헌에 나선다. 엔씨문화재단 이사장은 무보수로, 윤 대표가 이전에도 모교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협력해 국내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사회 공헌에 힘을 쏟아온 만큼 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의 동생 김택헌 부사장도 엔씨아메리카·엔씨 재팬·엔씨 타이완 대표직을 모두 내려놓는다. 김 부사장도 지난 1월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직을 내려놓고 해외 사업에만 전념해왔으나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앞으로 북미향 게임 개발과 라이브 서비스, 전략적 투자 등을 담당해 온 엔씨웨스트 대표는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가, 엔씨 재팬과 엔씨 타이완은 사업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임원기 최고사업관리책임자(CBMO, 전무)가 맡기로 했다.



동시에 엔씨는 진정희 전 펄어비스 아메리카 대표를 영입, 엔씨아메리카 대표를 맡길 예정이다. 진 대표가 북미지역 게임 개발사 엔웨이(nWay) 사업 개발 부문 부사장과 트라이온 월드(Trion Worlds, 현 Gamigo) 사업 개발 총괄 이사 등을 거쳐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293490) 북미법인 대표를 지내며 현지에서만 15년 가량의 경험을 쌓은 만큼 북미와 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엔씨아메리카는 리니지와 아이온 등 주로 한국에서 개발된 게임을 북미지역에 수출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진정희 엔씨아메리카 대표 내정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1세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성장전략에 함께 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엔씨소프트의 게임개발 역량과 그 가치가 글로벌로 더 크게 인정받고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개편은 박병무 공동대표 취임 이후 엔씨가 강조해왔던 경영 쇄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할 게임 개발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현지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기존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와 아이온의 확장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는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해 비용 효율화, 자산 유동화를 포함한 경영 효율화에 나섰다. 특히 기존에 주력해 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서 벗어나 슈팅, 서브컬처 등 게임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스웨덴 소재 슈팅게임 전문 개발사 문 로버 게임즈와 국내 서브컬처 게임 전문 개발사 빅게임 스튜디오에 판권 및 지분 투자를 완료했다. 엔씨는 오는 29일 스위칭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한국과 일본, 대만에 출시하고, 아마존게임즈와 ‘쓰론앤리버티(TL)’ 글로벌 서비스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