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2세 미만 유아도 격리없다…사이판 여행의 모든 것
by강경록 기자
2021.07.06 11:00:00
한~마리아나주, 트래블버블 지난달 30일 서명
만 24개월 미만 아동은 부모와 격리 없이 여행
국내에서 사이판까지 모두 4번 PCR 검사 진행
사이판·티니안·로타섬 각 500달러씩 지원
공식적으로 이달 24일부터 주1회 정기편 띄워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그토록 기다려온 해외여행길이 다시 열렸습니다. 지난달 30일 우리나라와 사이판(미국령 마리아나제도)이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공식적으로 이달 1일부터 해외여행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트래블버블은 백신 접종 완료자들이 방역 신뢰도가 높은 국가에 단체여행을 가면 현지 도착 후 일정 기간 격리해야 하는 의무를 면제해주는 정책입니다. 이번 합의는 지난달 6일 정부가 트래블버블 추진 방안을 발표한 뒤 방역 신뢰국과 맺은 첫 성과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사이판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은 사이판을 자유롭게 여행하기에는 제한적이고, 조건도 까다롭습니다. 준비과정 등을 감안하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에나 가능할 전망입니다. 이에 이데일리는 마리아나관광청과 여행사 등을 통해 국내 여행객을 대신해 사이판 여행의 모든 것을 물어보았습니다.
북마리아나제도는 관광업 의존도가 90% 가량 되는 지역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는 북마리아나 주의 관광산업을 송두리째 흔들었습니다. 특히 사이판의 경우 전체 해외 여행객 중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할 정도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기준으로 본다면, 한국인 방문객은 24만 9211명에 달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마리아나 주는 이번 트래블버블 추진을 위해 우리 정부에 매우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냈다는 후문입니다.
| 오는 24일 사이판 인천~사인판 노선의 운항을 재개하는 아시아나항공(사진=이데일리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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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누구에게나 허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가격리 없이 사이판을 자유롭게 여행하려면 여러 조건이 있습니다. 양국 간 합의 내용에 따르면, 여행객은 양국 국적자나 그 외국인 가족으로 자국 보건 당국이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하고 14일이 지나야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나 우리나라 거주 중인 외국인의 경우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14일이 지나야 합니다. 양국 보건 당국이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얀센·아스트라제네카(AZ)로 동일합니다.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는 2차 접종 후, 얀센은 1차 접종 완료 후 14일입니다.
여행기간 중 방역안전 확보를 위해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객(2인 이상)으로만 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자국 보건 당국에서 발급한 예방접종 증명서와 출발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를 소지해야 합니다. 예방접종증명서는 종이증명서나 전자예방접종증명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증명서는 사이판 입국시 공항에서 확인합니다. 관광객은 세관 및 검역절차를 끝내고 짐을 수령한 후 공항에 별도로 비치된 부스에서 증명서 진위 절차를 거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어린이를 동반한 사이판 여행은 가능합니다. 사이판은 미국령인 마리아나제도에 속해 있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만 2세(24개월) 미만의 유아는 코로나19 검사 면제 대상입니다. 만 2세 유아는 반드시 부모와 동행해야 합니다. 그래서 부모가 현지 격리된다면 함께 격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격리 면제대상이면 함께 격리도 면제됩니다. 부모가 사이판 도착 당일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을 받으면, 유아도 격리 면제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2세(24개월) 이상은 코로나19 검사 후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백신접종자가 아니기 때문에 사이판 입국시 지정 호텔이나 숙박시설에서 5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합니다. 이후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서 음성판정을 받으면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해집니다. 문제는 귀국 후에도 백신미접종자로 14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는 합니다. 이런 이유로 2세 이상의 유아나 어린이를 동반한 여행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여행객이 사이판 현지에 도착하면 당일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지정 호텔 객실에서 대기한 후 음성확인이 되면 본격적인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여행 중 양성 판정이 나오면 전담 치료시설로 즉시 격리돼 치료를 받게 됩니다. 사이판 현지에는 86개 침상, 151개 응급 입원실, 50여개 집중치료실 등이 있습니다. 치료비용 등은 마리아나 주정부에서 전액 무료 지원합니다.
반은 맞지만, 반은 틀렸습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완료한 한국인 여행객은 마리아나 주정부가 숙소 안전평가를 완료한 숙소에서만 머물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여행객은 여행사를 통해 예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해당 여행사가 제시하는 숙소는 안전평가를 통과한 숙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경우, 5일간 한 숙소나 장소에서 머무르지 않아도 됩니다. 다만 개별여행객이나 비즈니스 여행객의 경우는 다릅니다. 이 여행객은 자신이 머물 장소나 숙소가 안전평가 숙소가 아니라면, 마리아나 주정부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 경우는 5일간 같은 장소와 숙소에서 머물러야 하고,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사실 국내 여행객에게 가장 까다로운 부분입니다. 여행객은 도착 후 우리나라에서 출국 3일 전 코로나19 음성 검사 확인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출국 72시간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고, 결과도 음성이 나와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후 사이판 현지 도착 후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합니다. 이때는 전용버스를 이용해 전용호텔 지정 객실에서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기해야 합니다.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가 면제되고, 여행사 일정에 따라 여행할 수 있습니다. 귀국 3일 전에도 사이판 현지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귀국 후 또 한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이때 음성 판정을 받으면 격리가 면제됩니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이번 트래블버블 시행 첫 주자로 사이판을 선정한 데에는 사이판이 있는 북마리아나제도 주 당국의 적극적인 인센티브 정책이 한몫했다고 귀띔했습니다. 특히 북마리아나주 당국은 한국에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단체여행으로 사이판·티니안·로타 등 북마리아나주 내 각 섬에 머물면 최대 1500달러의 쿠폰을 지급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섬마다 최대 500달러씩 지원하는 셈입니다. 이 쿠폰은 섬과 섬 사이의 항공 비용, 식품 구매 비용, 쇼핑 등에 쓸 수 있습니다. 세개의 섬을 모두 다니려면 여행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여행 기간이 일주일 미만인 여행객에게는 최대 750달러 쿠폰을 지원합니다.
최근 북마리아나제도 주정부는 한국인 여행자를 위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담은 ‘TRIP’(Travel Resumption Investment Plan)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TRIP은 한국인 여행자가 계획된 동선과 방역 조치 안에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구성한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는 △코로나19 PCR 검사 비용 △7일 이상 체류시 1인당 여행 경비 최대 1500달러 선불카드 지급 △사이판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시 치료비 전액 지원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만, 프로그램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마리아나관광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여행사를 통해 여행을 예약해야 합니다. 승인받은 여행사는 이 프로그램을 여행 상품에 표기할 수 있게 됩니다.
공식적으로 24일부터 사이판 여행은 가능합니다. 아시아나항공은 24일부터 주 1회 정기 노선을 운항합니다. 티웨이항공은 28일부터 주 1회 운항하기로 했습니다. 제주항공은 6월부터 정기노선을 운항중입니다. 이들 항공사들은 180석 규모의 중형 기종을 투입할 것으로 보이는데, 정부의 좌석 띄어앉기 등 기내 방역조치로 최대 70%까지만 탑승을 허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일주일당 약 480명 정도의 국내 여행객들이 사이판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선 일정에 맞춰 여행사들도 여행상품을 준비 중입니다. 가격대는 7박8일 상품에 100만원 초반 정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달 7일 여행사 등에 사이판 여행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고 하니, 본격적인 여행상품 판매는 그 이후에나 가능할 듯합니다.
| 북마리아나 제도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 ‘그로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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