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文대통령 김원봉 언급과 서훈은 별개"

by원다연 기자
2019.06.07 11:38:07

文대통령 현충일 추념사에서 약산 김원봉 언급
靑 "정파와 이념 뛰어넘는 통합의 사례로 얘기한것"
서훈 추진 논란에 "서훈과 연결짓는 건 비약"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4회 현충일 추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청와대는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약산 김원봉 선생 언급 취지와 서훈 문제는 별개”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전날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김원봉 선생을 언급한 것에 김원봉 선생에 대한 서훈 추진 의지가 담긴 것이란 의혹이 있다’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서훈과 연결짓는 것은 비약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훈은 별개의 절차와 기준이 있다. 그 절차와 기준에 따라서 정하면 될일”이라며 “대통령께서 언급하셨다고, 또는 여론에 따라서 정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제 대통령님 말씀 취지와 서훈 문제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광복군을 앞세워 일제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며 “광복군에는 무정부주의세력 한국청년전지공작대에 이어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다”고 밝혔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무정부주의 투쟁을 전개하다 1942년 광복군 부사령관에 취임했으며, 1944년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국무위원 및 군무부장을 지냈다. 그러나 1948년 월북해 6·25 전쟁에서 세운 공훈으로 북한의 훈장을 받고 북한의 노동상까지 지내는 등의 경력으로 그간 보훈처의 국가유공자 선정 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인물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김원봉 선생을 언급하면서 오히려 이념논쟁을 촉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어제 추념사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는 없다,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 통합으로 가자’는 취지였고, 그 취지에 대한 역사적 사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백범일지에 보더라도 김구 선생께서 임시정부에 모두 함께하는 대동단결을 주창한 바가 있다”며 “거기에 김원봉 선생이 호응한 것으로 백범일지에 나와있고, 통합을 통해 임시 정부가 구성된 점, 임시정부가 이념과 정파를 뛰어넘어 통합을 노력한 점을 강조한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원봉 선생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역사학계에서 해야 할 문제이지만, 독립과정에 있었던 그분의 역할에 대해 통합의 사례로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마치 김원봉 선생이 국군의 뿌리인 것처럼 언급했다는 것은 논리적 비약으로, 맥락으로 보더라도 통합된 광복군이 국군 창설의 뿌리이고 한미 동맹의 토대라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