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이렇게 치솟을 줄이야`..항공업계 실적 우려

by안재만 기자
2011.02.23 14:25:27

대한항공 올해 유가(WTI) 85달러로 예상
리비아·중동 불안으로 국제유가 연일 급등
증권가 "실적 악화 우려"..주가도 급락세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리비아 정정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또 다시 급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국제유가를 85달러(WTI 기준)로 예측한 바 있어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측은 "연 평균 기준으로 예상한 것이니 만큼 약간의 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증권시장의 반응은 달랐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모두 전날 10% 넘게 급락한데 이어 23일에도 오후 내내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연일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원자재 가격 급등에다 최근의 이집트,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불안 심리에 말 그대로 기름을 붓고 있는 것.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2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36달러 올라 배럴당 103.72달러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7.37달러 올라 93.57달러를 기록했고,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 또한 105.78달러까지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으로 조만간 11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부 경제연구원들은 "140달러까지는 봐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020560)에 큰 부담을 지울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기름값이 1달러 오르면 연평균 각각 347억원, 107억원을 추가 부담해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두 회사 모두 올해 국제유가 동향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잡았다는 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WTI 기준으로 올해 유가가 85달러일 것으로 예측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싱가포르 거래가격(MOPS) 기준으로 106.7달러를 예상했다.

양측 모두 현재가 대비 낮은 수준을 예상치로 내건 이유는 이 기업들이 올해 예상치를 공개한 1월말, 2월초만 해도 중동의 정정 불안이 이처럼 지속될 지 여부를 알 수 없었기 때문.

당시만 해도 "국제유가가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른만큼 상반기 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급등세를 지속할 전망인만큼 양사 모두 좀 더 보수적인 스탠스를 유지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신민석 대우증권 연구원은 "항공유가 5%만 오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영업이익은 각각 8.4%, 3.8% 감소한다"며 "높은 탑승률에도 불구하고 국내 항공사의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유가 예상치를 바꿀 계획은 없다"면서 "지속적인 항로 단축, 기내용품 경량화, 연료 절감 활동 등으로 수익성 증대를 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