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문영재 기자
2008.06.16 19:00:00
민노총 총파업 최종 투표결과 내일 오전 공개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민주노총의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 촉구 등을 위한 총파업과 관련, 현대자동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조합원을 상대로 찬반투표를 벌였지만 투표 결과를 놓고 노조측과 사측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노조측은 투표자를 기준으로 찬성쪽이 많아 가결됐다는 입장인 반면, 사측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을 들어 총 재적조합원 수 대비 찬성이 적어 부결됐다는 입장이다.
파업 찬반투표의 가부의 기준을 놓고 서로 다른 잣대를 대고 있는 것이다.
16일 완성차 4사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찬반투표 결과 노조원 3만8637명이 투표(투표율 89.1%)에 참여해 2만1618명이(55.43%)이 찬성했다며 가결됐다고 밝혔다.
앞서 기아차 노조(찬성율 59.2%)와 GM대우차 노조(52.1%), 쌍용차(003620) 노조(54.7%) 등 다른 완성차 3사 노조도 이번 찬반투표(투표자 기준)에서 찬성율이 과반을 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노조의 쟁위행위는 그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한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하지 않으면 이를 행할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노조가 쟁의행위를 위한 찬반투표를 실시할땐 재적대비 과반수가 돼야 가결이라는 얘기다.
또 금속노조 규약에는 조합의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한 전국 쟁의행위는 재적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되 그 방식은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한다고 규정돼 있다. 현대차 지부 규정도 쟁의행위는 조합원의 직접, 비밀, 무기명 투표에 의해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결정한다고 돼 있다.
이를 토대로 하면 현대차 지부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전체 조합원 수가 4만4566명인 만큼 찬성율이 48.5%에 불과해 부결된 것으로 봐야한다는 논리다.
기아차(59.2%)와 GM대우차(52.1%), 쌍용차(43.5%)의 찬성률도 노조측의 주장보다는 훨씬 낮아진다.
민주노총은 내일(17일) 오전 11시쯤 `미국산 쇠고기 저지 등을 위한 민주노총의 총파업 찬반투표` 최종 집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번 민노총 총파업에 대한 찬성율은 예상보다 극히 저조한 50%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유가등 대내외 악재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노조가 정치파업에 나설 경우 국민적 비난을 면하기 어려운데다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파업에 이어 또다시 정치파업에 나서는데 대한 조합원들의 부담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쇠고기 문제`와 6월말 7월초 `임금단체협상`을 적극 연계시키겠다는 민노총의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또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내부 반발과 논란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상황이 노조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전면파업보다는 1일파업이나 부분파업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으며 정부의 쇠고기 추가협상(재협상) 추이를 지켜본뒤 `촛불시위`의 강도를 높게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