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희석 기자
2002.07.04 15:59:59
[edaily 김희석기자] 국내증시가 미국시장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5일연속 종합주가지수가 상승하고 있어 미국시장과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는지, 또 지속적인 차별화가 가능한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7월4일은 미국 증시가 휴장하기 때문에 "독자노선"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증시와의 차별화에 대해 미국증시 및 국내증시 전문가, 국내경제 전문가의 시각을 전한다.
◇임송학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 "일시적인 현상일뿐"
미국 주식시장과 국내 주식시장의 흐름을 보면 지난해 9월부터 들쭉날쭉 하지만 외국인은 나스닥 시장과 연동해서 매매하고 있다. 2월이후 미국시장이 하락하는 가운데 국내증시가 상승하면서 차별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또 3월과 4월에는 국내 수급이 개선되며 외국인이 팔아도 주가가 올라가는 양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4월말이후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미국과 다시 동조화 됐다. 또 최근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700선까지 급락한후 매물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미국증시와의 차별화 현상이 연출됐다. 결국 큰 흐름에서는 미국 증시와의 동조화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펀더맨털로 볼때 미국보다 한국이 유리하기 때문에 미국 증시에 비해 덜 하락할수는 있을 것이다. 최근 미국반도체 주식의 급락에도 꿋꿋히 버텼던 삼성전자도 이러한 맥락으로 파악된다. 간헐적으로 미국 시장과 움직임이 다를수 있어도 탈 동조화나 차별화는 어렵다고 본다.
◇이상재 현대증권 국내경제팀장= "내수위주 부작용 경계"
한국 증시가 미국과의 차별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와의 연동성에서 벗어날수 있느냐다. 미국 경제가 좋지않다면 수출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도 타격이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와의 차별화 단초는 내수가 얼마나 버텨줄지, 국내제품의 국제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지에서 발견할수 있다.
우선 소비나 설비 건설투자 등 내수부문의 비중이 90년대 중반에 비해서 낮다는 점에서 어느정도 여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내수가 경제를 이끌경우 90년대 중반처럼 고물가 고금리 경상수지적자를 유발할수 있다. 이는 IMF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경계해야할 부분이다.
이와함께 국내 수출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는 점도 미국과의 디커플링(decoupling. 동조화이탈)의 기대를 갖게하는 부분이다. 무선통신기기나 자동차 디스플레이어 등의 일부 제품은 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철강 등 대부분의 품목에서는 대부분 미국경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차별화는 힘들다.
다만 현재의 미국 증시 약세는 비 경제적인 요인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지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현재로서는 미국증시와 한국증시의 차이에 대해 너무 민감하게 반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 "800선 넘어야 진정한 차별화"
국내주식시장이 미국과는 다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지만 의미를 부여할수 있는 차별화는 800선을 넘어서고 난후 가능할 것이다. 현재의 상황은 한국 증시의 가격메리트 부각이라는 점이 더 크며 펀더맨털 등의 요인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회계부실 등 미국내부의 문제가 주가상승을 제약한다는 점도 무시할수 없다.
외국인들의 경우 800선 이하에서는 매도하지 않고 있다. 4일의 경우 1500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이는 한국증시에서 뭔가 다를 것을 기대한다고 볼수 있다. 그렇지만 종합지수가 850~ 900선에 오른다고 할때 외국인들이 차익실현을 하지 않을 것으로 장담할수는 없다.
결국 종합주가지수가 700선대에 있는 상황에서는 저평가 메리트로 외국인들이 미국 증시와 차별적인 접근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완전히 차별화는 기대하기 힘들고 미국 증시가 하락할 때 덜 빠지고, 미국 시장이 안정을 보이면 상승폭이 확대되는 등의 한계를 가질 것이다.